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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다 (비오는 날의 명상)스치는 생각 2019. 11. 29. 04:22
움하하하!! 호탕한 웃음으로 오늘 아침을 여는 팜페미~~ 비가 옵니다. 팜페미의 자/궁의 완성을 축하해주기라도 하는 양, 하늘이 비를 내려줍니다. 저는 '자/궁 소유자' '책상 소유자'만이 아니라 'rain 소유자'가 되었습니다. 친구들이 보내주는 비 사진, 비 동영상을 보며 대리만족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모래도 비가 올 거라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일이 연달아 생기다니....믿을 수 없습니다~~ 사진찍어서 올려보겠습니다. 빗소리를 듣기 위해서 문을 활짝 열어놓은터라 넘 추워서 부츠를 신었습니다. 우중충한 코트까지 걸쳐 입고도 추워 덜덜~ 그러나 이 귀한 빗방울을 내 눈으로 보고, 이 귀한 빗소리를 내 귀로 듣기 위해서 추위쯤이야 감내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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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표 책가방과 회상, 엄마의 마음 수련스치는 생각 2019. 11. 23. 08:39
팜펨의 고등학교 시절을 같이 한 '우주표 책가방' 이다. 부모님 집 정리할 때 엄마가 고이 모셔둔 우주표 책가방, 가방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 추억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차마 버릴 수 없었다. 태평양 건너 같이 가자꾸나, 우주표 가방아~~ 집에 온 뒤에 차고에 3 년간 처박혀 있어서 먼지가 잔뜩...그런데 애초에 한국에서도 먼지가 잔뜩 앉아 있었던 것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니, 저 먼지는 국산/미국산 이렸다. 함부로 닦고 싶지도 않다. 이 고물가방에는 먼지가 잘 어울리니까... 아마 이 가방은 고등학교 3 학년 때 가방일 것이다. 별로 기억이 나지 않는 고등학교 3 학년. 아니 나는 고등학교 3 년의 기억이 별로 없다. 그나마 생각 나는 것이라면 고3 때 '들장미 소녀 캔디' 만화의 열풍 이랄까?. 친구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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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궁전 완성!random 2019. 11. 22. 12:55
결혼 후 24 년 만에 내 방이 생겼다. 그리고 7 년 만에 내 책상이 생겼다. 이제 나는 "방-리스" "책상-리스" (홈리스에서 영감을 받은 단어 ㅋ) 가 아니라 떳떳하게 내 방에서 내 책상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문을 닫을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는 게, 책을 아무렇게나 펼쳐놓을 수 있고, 책을 닫지 않아도 되는 책상이 있다는 게 이렇게 기쁠 수가. 내가 방과 책상을 동시에 소유했던 적이 딱 한번 있긴 했다. 흥미롭게도 그건 우리가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신혼 초기였다. 방 두개 딸린 기숙사에서 내 방이 있을리가 만무했지만 현관 옆의 1 평방미터의 신발장에 조그만 책상을 넣고 내방으로 만들었다. 나만의 궁전이라는 의미로 혼자 '자/궁'이라 불렀던 공간...(검색하여 들어왔다가 실망하시는 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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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의 빨래스치는 생각 2019. 11. 18. 03:43
나는 손빨래를 좋아한다. 아직도 자주 손빨래를 한다. 손빨래는 행복한 추억을 갖다 준다. 소중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어려서 살던 태능집. 마당의 수세미 덩쿨 밑으로 있던 수돗가.. 나는 대야에 물을 받아 물장난 겸, 빨래 겸, 놀았었다. 내가 아무리 힘껏 빨래를 짜도 물이 뚝뚝 흐르는데 엄마가 한번 휙 짜면 모든 물이 다 빠지는 게 신기했었다. 여름, 햇볕이 좋은 날, 낮에 잠시 놀고 나면 빨래는 빳빳하게 말라있었다. 요즘 손빨래를 하면 당연히 빨래줄에 널지만, 어떨 때는 세탁기로 빤 빨래도 넌다. 에너지 절약이 주 목표가 아니라, 그냥 빨래를 너는 게 좋아서이다. 안타깝게도 깨끗하기로 소문난 우리 동네에서는 밖에서 보이게 빨래를 거는 게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이층 침실 앞의 베란다의 하얀 울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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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껴안아주는 아이들의 문자부모님 이야기 2019. 11. 15. 16:22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벌써 1 년이 지났다. 기일은 아이들이 중간고사와 과제로 바쁜 주간이었다. 그래서 중간고사 일주일 전에 집으로 와 아버지 기일을 같이 지켰다. 오후 늦게 묘원에 갔다. 해가 뉘엇뉘엇 지는 묘원에는 사람들이 거의 다 빠져나가서 한적했다. 새소리가 들렸다. 따뜻한 햇살을 등에 받으면서 아버지 묘에 둘러 앉고 섰다. 조용한 가족만의 시간. 아버지가 옆에 계시는 것같았다. 에릭이 기도로 아버지를 기렸다. 꼴렛은 할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슬플 때 듣는다며 Japanese Breakfast 라는 그룹의 노래를 틀어 우리에게 들려주었다. 에밀은 짧게 '할아버지가 삶을 통해 남겨주신 교훈을 계속 생각하며 살겠다' 라는 이야기를 했다. 나도 내가 준비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할머니의 힘찬 기도로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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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입고 추는 디스코--자유부인이 되다스치는 생각 2019. 8. 19. 08:25
여행에서 돌아온 후, 엄마와 꼴렛과 함께 아버지 묘소에 가서 기도로 인사를 올렸습니다. 엄마의 기도는 여전히 힘차고 신실하고 아름다웠습니다. -------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에릭은 고열 몸살로 된통 아팠는데 이틀 확실하게 아프고는 어제 오전에 회복되었습니다. 저도 입술이 부르텄었는데 엄마가 해주시는 밥 먹고 야채 쥬스를 마셨더니 금방 회복되었습니다. 어제 오전 중에 둘 다 몸이 좀 좋아져서 저의 절친 '쑤우'의 딸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만찬 후에 춤을 추는 시간에 에릭이 저더러 춤을 추자고 했습니다. 거절했습니다. 치렁치렁하는 한복을 내려다보니 춤 추다가 꽈당 넘어지기 쉽상. 그렇지 않더라도 한복과 디스코는 안 어울리지요. 아름다운 한복의 명예를 제가 춤으로 손상시킬 수는 없다! 하고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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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는 호신술!스치는 생각 2019. 8. 13. 22:30
허리가 부실한 나는 장거리 비행기를 타기 전에는 꼭 운동을 해야한다. 어젯밤 에릭과 저녁 먹고 산책하고 이야기 나누다가보니 운동할 시간을 놓쳤다. 그래도 건강한 여행을 위해서는 운동을 해야한다 싶어서 기특하게도 밤 11 시 반에 gym 으로 내려갔다. 에릭이 폭신한 침대에서 시트에 돌돌 감긴채 안겨서 ‘안전할까?’ 하고 걱정하는 척한다. 엄지 척 올려주고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갔다. 내가 한밤에 운동하는 게 어제 오늘에 일인가...24 시간 열린 gym 이 안전하니까 운영되는 거지... 그.러.나. Gym 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나는 섬뜩했다. 일단 어두웠다. 좁은 공간에 아령들과 근육 기계들이 즐비했다. 달리기를 위한 Treadmill 이 안보였다. 큰 호텔의 gym 이 왜 이리 작지? 달리기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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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를 위한 노래스치는 생각 2019. 8. 7. 11:48
이 글은 아이들의 이름과 사진을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 하에 쓰여졌습니다. --- 이 아이의 이름은 ‘마이’ 입니다. 고아원에 들어서면서 장애의 여러 모습을 보더라도 놀라지 말자고 다짐하고 있었지만 마이를 보는 순간 잠깐 멈칫 했습니다. 제 평생 사진으로도 눈이 아예 없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먀이는 종일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고개를 세울 수도 있고 앉을 수도 있지만 앉아도 딱히 할 것이 없으므로 그냥 누워 있습니다. 직원들이 죽을 줄 때도 누워서 받아 먹습니다. 먹을 때 잘 받아 삼키고 다른 장애가 없는지라 마이는 아주 깨끗합니다. 옆의 덩치가 큰 시각 장애자 아이가 가끔 심심하면 누워있는 마이를 깔고 앉아 마이를 슬프게 하는 것 말고는 마이는 아무랑 접촉이 없습니다. 봉사자 담당자인 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