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

끝나지 않은 듀엣

요즘 조용히 글들을 정리하고 있다. 오래된 파일들을 삭제하고, 쌓여 있던 글 뭉치들을 버린다. 이제는 가지고 있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하나씩 내 손에서 놓아주는 일이다.그와 동시에 나에게 아주 의미 있고 행복한 일 하나를 하고 있다. 아버지가 2008년에 쓰신 수상록과 몇 년 전에 거의 마무리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영어로 옮기고 다듬는 일이다. 이 글들이 세상에 공개될 것인가는 자신할 수 없다. 어머니는 자신의 이야기가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으셨고, 어머니가 원하지 않으시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나누는 것은 허락을 받았다. 그러나 둘 다 아이들에게 물려주고자 하는 문서들이므로 영역이 필수이다. 어머니의 이야기는 애초에 영어로 대부분 씌여졌고, 아버지의 수상록은 한국어로 쓰여 있어..

한 자폐 청년의 죽음이 남긴 숙제

어제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넥스트도어(Nextdoor)에 올라온 한 글이 눈길을 붙잡았다.얼바인시 경찰국이 7월 21일 발표한 사건 브리핑이었다.정신건강 위기를 겪고 있던 스무 살 청년이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자신이 집 밖에서 칼을 들고 있으며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 시간 넘게 설득했고 의료진과 정신건강 전문가도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칼을 든 채 경찰을 향해 돌진했고 경찰의 총격으로 숨졌다. 그의 신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브리핑에서는 '얼바인에 거주하는 20세 남성'으로만 소개되었다댓글은 둘로 갈렸다.한쪽은 경찰의 대응이 불가피했다며 경찰을 지지했고, 다른 한쪽은 경찰견, 테이저건, 고무탄, 빈백탄, 신체 제압 등 비살상적 대응을 먼저 시도했어야 ..

카테고리 없음 2026.07.24

잠시 안녕!

저의 블로그의 글들을 비공개로 합니다. 저를 아시는 분들이 혹시 걱정하실까 봐 먼저 말씀드리자면,어머니는 건강하시고, 저 역시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합니다. 글을 비공개로 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이제는 글을 조금 더 천천히 생각하며 쓰고 싶어서입니다. 그동안은---근 20 년간---글을 생각나는 대로, 닥치는 대로, 마음 가는대로 썼습니다. 자유롭게, 말하듯이.독자와의 소통보다는 저의 표현에 촛점을 둔 글들이었습니다.늘 시간이 부족한 탓에 항상 떠오르는 생각들을 서둘러서 쓰곤 했는데어느새 그게 습관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말하듯이 글을 쓸 것같긴 합니다.그렇지만 앞으로는 좀 천천히, 생각하면서 말하고 싶습니다.마음에 떠오르는 생각들과 기억의 풍경들을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고,진지하게 ..

카테고리 없음 2026.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