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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Father’s Day카테고리 없음 2023. 6. 19. 04:50
아이들이 아빠에게 선물을 보내왔다. 평소 우리 식구들은 꽃 선물은 많이 주고받지만 물건 선물을 주고받지 않는지라 남편은 아이들의 선물에 많이 놀라고 기뻐했다. 나는 정성 들여 카드를 썼다. 선물은 후지 인스탁스 카메라. 와인 세 병. 오 예이~~!! 어제는 아버지 산소에 다녀왔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1994 년, 엄마가 만들어주신 하얀 물방울무늬의 옷을 입었다. 어제는 작정하고 재밌게 지내기로 나들이를 나선 날--남쪽으로 차를 몰아 산후안 카피스트라노 (San Juan Capistrano) 유적지로 갔다. 여러 번 왔었지만 올 때마다 관리가 잘 된 정원과 고색창연한 건물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곳. 표를 구매하는데 아앗! 60 세 이상은 경로 우대 할인이란다. 직원은 '믿어지지 않아서 신분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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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치료: 눈물 --시어머니의 애도카테고리 없음 2023. 6. 14. 06:36
어머님이 많이 그립다. 그림을 그리면서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어머님과의 많은 추억이 있는데 계속 떠오르는 기억은 '맘 놓고 울지 못하던 시어머님'의 기억이다. 그래서 눈물의 어머님을 그렸다. (지난 번 그림들처럼 여전히 shamelessly 클림트의 금박 그림을 표방하고 있음) 몇 차례 글에서 밝혔듯이 어머님은 눈물을 흘리지 않으셨다. 평온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어머님이 울 일은 별로 없으셨으나, 어머님의 마지막 3 년은 참 힘들고 슬픈 일들이 많았음에도 눈물을 내보이지 않으셨다. 친언니가 안락사로 죽음을 택했을 때도 울지 않았고, 노부부에게 활력을 주던 고양이가 죽었을 때도, 울지 않았고, 남편이 불구가 되어 돌보느라 고생하면서도 울지 않았고, 남편이 죽었을 때도 울지 않았다.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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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2): 룸메이트와의 재회카테고리 없음 2023. 6. 12. 00:52
이스라엘에서 첫 금요일 아침, 택시를 타고 하이파시로 향했다. 하이파 대학의 기숙사의 룸메이트, '사바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리웠던 친구를 보는 설렘과 감격에 시차가 전혀 안 느껴졌다. 35 년 전, 사바나를 처음 만난 순간 나는 그녀의 성숙하고 따뜻한 품성에 끌렸고, 그녀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를 무척 좋아해 주었다. 우리는 7 살의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서 함께 밤을 새우고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일을 함께 하면서 우정을 쌓았다 사바나의 가족도 사바나처럼 다정한 사람들이어서 가끔 사바나의 어머니의 집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사바나 식구와의 잊을 수 없는 기억이 하나 있다. 어느 긴 주말 휴가 기간이었다. 기숙사 아파트를 함께 쓰는 친구들은 다 집에 가고 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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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미소와 눈물카테고리 없음 2023. 5. 22. 02:54
어제오늘, 시어머님 생각이 많이 난다. 주말 아침에 항상 시부모님과 화상 채팅을 했었다. 코로나 이전에는 주말 아침, 코로나 중에는 주중에도 몇 차례 화상 채팅을 하곤 했다. 인터넷 접속이 불량할 때는 내가 시어머니께 전화를 드렸고, 시어머님은 아들과 채팅할 때는 하지 않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아 오래오래 대화를 나누곤 했었다. 몇 년간 빠짐없이 지켜온 채팅 약속에 길들여진 나는 오늘도 예전처럼 10 시 채팅 이전에 하던 일을 마무리지으려고 서둘렀다. 부모님과 화상 채팅이 가능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몸과 마음이 그렇게 움직였다. 10 시가 되었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데, 갑자기 시부모님이 이 세상에 안 계시다는 사실이 새롭게 나의 뇌리를 강타했다. '앞으로 영원히 전화를 드릴 수 없는 거구나...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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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의 죽음/애도와 그림카테고리 없음 2023. 5. 20. 09:11
이스라엘에서 의미 있고 즐겁고 바쁜 시간을 보낸 뒤 집에 돌아온 날,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3 월에 찾아 뵈었을 때 돌아가실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것을 알았고,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도 어머님의 죽음은 충격이었다. 나와 남편은 같이 껴안고 울었다. 아버님의 장례식이 끝난지 한 달여만에 어머님이 돌아가신 거라, 슬픔과 혼란이 범벅이다. 어머님의 죽음의 애도는 아버님과는 다른 방법으로 진행 중이다.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나는 임종을 지켰고, 시신에게 작별인사를 했고, 며칠간 아주 깊은 슬픔 속에서 혼자 애도했고, 식구들과 장례식을 치렀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게 용이했다. 그래서 평화 속에서 아버님을 그리할 수 있다. 어머님의 경우는 달랐다. 미국에 사는 우리는 벨기에의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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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1)카테고리 없음 2023. 4. 25. 16:38
이스라엘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찾아뵌 것은 4 년 전이었다. 이스라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외로움을 많이 타셔서 일 년에 한 번은 찾아가 뵈려고 했는데 코로나로 발이 묶였고, 이스라엘 어머니와 나는 매주 주말, zoom 으로 만나 그리운 마음을 달래야 했다. 항상 건강하시던 어머니가 병원 출입을 자주 하고, 응급실 신세까지 진 뒤에 나는 어머니를 꼭 찾아뵈어야겠다 싶었다. 코로나의 여파가 좀 가신 작년 9 월, 나와 남편은 상의해서 올해 4 월, 이스라엘 행 티켓을 일찌감치 구입해 두었다. 내가 2023년 3 월에 벨기에로 가서 아버님의 임종을 지키리라는 것을 상상하지 못한 채.... 벨기에 여독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이스라엘 행 비행기를 탔다. ------ 이스라엘 어머니가 사는 집은 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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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 일지 (11) : 장례식카테고리 없음 2023. 4. 19. 22:10
남편과 딸이 도착한 다음날 아버님의 장례식이 있었다. 화장장/장례식장이 있는 브뤼셀 시의 한 묘원에서. 이슬비가 내렸다 개였다 반복하는 날씨 덕에 수시로 변하는 구름의 파노라마가 장관이었다. 매일 혼자 브뤼셀 골목길 산책을 즐기셨던 아버님이 익숙했었을 축축한 회색 날씨. 우리는 묘원에 일찍 도착했다. 일찍 온 식구들이 담소를 나누는 동안 나는 혼자 묘원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친정아버지가 묻히신 캘리포니아의 묘원처럼 이 묘원도 참 오밀조밀, 따뜻하고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쉬엄쉬엄 걸으면서 각양각색의 묘비들과 묘석들을 찬찬히 읽었다. 생년월일과 사망년월일, 한 인간의 시작과 끝을 알려주는 16 개의 숫자와 망자의 삶을 정의하는 간단한 문구들 앞에서 나는 사뭇 경건하고 겸허한 자세가 되곤 한다. 아버님도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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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러셀 일지 10: 신앙카테고리 없음 2023. 4. 10. 22:36
3 년 전, 아버님은 남편과 단 둘이 있을 때 본인의 장례식을 가톨릭 의식으로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무신론자 집안에서 가톨릭 의식이 한 번도 없었고, 그보다 아버님께서 본인의 신앙을 고백한 적이 없기에 남편은 적잖이 놀랐다. 아버님은 남편에게 "팜펨에게 내가 종교의식을 원한다고 하더라고 전해다오. 그럼 분명 팜펨이 무척 좋아할 거다"라고 하셨다고 한다. 아버님이 가톨릭 의식을 원한다는 것은 그가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사실의 간접적 표현이라 싶어서 나와 남편은 기뻐했다. 작년 말, 우리가 벨기에에 갔을 때, 아버님은 다시금 당신의 뜻을 밝히셨다. 어머니는 '당연히 당신의 뜻대로 해드릴거라'고 했다. 그리고 3 개월 후, 나는 다시 벨기에에 돌아왔고 아버님은 돌아가셨다. 아버님이 돌아가시던 날,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