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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집으로 떠나면서스치는 생각 2009. 9. 6. 00:12
좀 있다가 사막의 집으로 떠납니다. 제가 사막에 가 있는 동안에 엄마랑 아버지는 공사가 끝난 집에 들어가시겠지요. 전화로 이야기 나누겠지만 엄마 아버지가 새롭게 단장한 집을 '텅 빈 둥지'로 느끼지 않고 신혼 살림을 정리하는 새내기 부부의 즐거움을 느끼시기를 소망합니다. 저도 사막 집가서 가서 두 달 동안 비운 집 청소하고 쉬고 오려고요. 읽고 싶은 책들도 몇 권 챙겨가요. (요즘 한국어 책--기독교 서적, 좀 재미 없어서 빨리 읽어 치우려고 함--- 영어는 오바마의 "Dreams from My Father" 을 읽고 있어요. 수상록. 유명해지기 전에 쓴 책인데...그가 글 연설문 잘 쓰는 거야 알고 있었는데 수상록 읽어보니 정말 글 잘 쓰네요. 여러모로 훌륭해~ ) 책을 들고가면 뭐합니까. 아마도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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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뛰어들다~스치는 생각 2009. 9. 3. 02:36
온 가족이 자기 일에 충실히 복귀했습니다. 애들은 노는 일에 아주 원만히 복귀~ 매일 노느라 바쁩니다. 폭죽 터지는 기분이에요. 저도 오랫만에 애들 봐서 좋고요. 빛나리남편도 바빠요. 제가 온 뒤에 밀렸던 일을 하느라. 제가 없는 동안 집에서 일하는 것에 익숙해졌는지 집으로 일을 많이 가져오네요. 다행히 회사가 불경기에 더 빛을 보는 거 같아요. 그래서 직원 채용 문제로 무지 무지 바쁩니다. 빛나리는 집에 일을 가져오는 일이 없는데 지난 주부터 식탁에 이력서 꾸러미가 놓인 거 보고 일이 정말 많은 거구나 짐작했습니다. (전 이른 아침 먹으면서 이력서 몰래 다 읽어보고 혼자 뽑고 해고하고 다 했다지요..^^) 전화로 인터뷰도 여러 사람들과 하는 거 들으면서 그의 봉솨봉솨의 franglais 를 알아들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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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잘 도착했습니다스치는 생각 2009. 8. 27. 00:35
미국에 돌아왔습니다. 삐리삐리삐리~~기억의 테입을 빨리 돌려봅니다. 온 가족이 비행기 타기 이틀 전에 발생한 위기---어머니의 단기 기억상실--로 새벽에 응급실 행, 입원, 애들과 남편은 먼저 미국에 돌아가고 저는 뒤에 남았다가, 퇴원 이틀 후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예약하려는데 퍼스트클래스까지 만석이라서 결국 서울-홍콩-엘에이 티켓을 새로 구입, 계약금 먼저 넣어 놓고 다음 날 지불 예정이었는데, 바로 그날 밤 다시 어머니가 응급실 행 (혈압수치 250 를 넘나들며 춤을 춘 고혈압 때문시), 다시 입원, 각종 검사 뒤 퇴원, 급작스레 하게 된 온수/냉수/난방 공사.... 한국 떠나기 마지막 일주일은 정말 드라마틱 했습니다. 내내 마음 조이는 일 투성이었고, 모든 일이 너무도 빨리 진행되었어요.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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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했어요스치는 생각 2009. 6. 15. 23:19
어무이 아바이, 동무들, 저 파마했어요. 허... 허... 허...... 웃자. 웃자. 뽀글뽀글 파마인데, 1 년만에 갔더니 헤어드레서 언니가 (나랑 동갑,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어요) 어쩌면 이렇게 안 올 수 있냐고 섭섭해하더라고요. 머리 안 하더라도 좀 들려서 인사하고 가면 안 되냐고. 저는 비실거리면서 "내가 운전이 안 되어서...여기까지 나오려면 맘 잡고 나와야해서...미안...미안...미안..." 헤어드레서 언니는 룰루랑 동갑내기 아들이 있는데, 어찌나 아이를 사랑하면서 잘 챙겨 키우는지. 공부도 엄청 잘 시키고, 아이가 다정다감하니 잘 자라는 거 같아요. 이야기 들으면서 많이 배우고, 한번도 못 본 아이지만 기특하고 그래요. 건 그렇고. 오랫만에 파마를 했더니 머리카락들이 기절을 했나봐요.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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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버지, 좀 있다가 사막으로 떠나요스치는 생각 2009. 6. 13. 12:07
엄마 아버지, 언니 왔을 때 아주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내가 모 수퍼의 협찬으로 차린 식탁!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구나~~ 사랑스러운 자손들 사진입니다. 솔이 너무 멋있어요~ 달래는 여전히 아름답고, 총명하고 상냥하고 아이들 학기말 파티가 많네요. 6 월 내내 노느라 정신없는 아이들 학교, 맘에 들어요. -우리 동네에서 학교 성적이 꼴찌라고 하는데 정말 화끈하게 놀려줘서 좋아요. 갑자기 맡은 설교 준비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이들한테 설교하면서 거짓말하게 될까봐 걱정도 되고 (아무리 안 하려해도 이미 거짓말 좀 하고 있는 거 같음. 착하게 살자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려니까 영....성미에 안 맞아요.) 이런 봉사 기회를 통해서 내가 기도에 더 힘쓰게 되고 묵상도 많이 하니 좋고... 친구들아, 아우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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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인큐베이터"스치는 생각 2009. 4. 25. 11:33
전업주부의 일, 제가 페미로서 선택한 일이고 그래서 해야할 일, 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등등의 선을 확실히 긋고 살지만 가끔은 무척 힘들 때가 있습니다. 저처럼 삶의 목표를 소극적으로 정하고 삶의 자잘한 일에서 인생의 깊은 의미를 해독하고 (or 해독했다고 착각하고) 좋아하고 별 거 아닌 일에서 기쁨을 느끼고 사는, 세상에 대한 욕심은 애초에 사라진지 오래인 저같은 아줌마에게 뭐가 그리 힘든 일이 있겠냐만은... (밥하는 거, 운전하는 거!!!! 힘든 일 많구나!!-.-) 제가 힘든 것은 전업이니 취업이니를 떠나 엄마들이라면 다 직면하게 되는 문제때문인 거 같아요. 모성의 경험은 짜릿하고 행복한 경험이기도 하지만 자기 포기, 자아상실의 가능성을 내포한 아주 위험한 일이라는. 여성들은 아이 낳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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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주말스치는 생각 2009. 4. 18. 23:28
(3 주 전에 다녀온 사막 사진입니다. 글쓰기로 해놓고 올리지 않았었네요. 이번에 쎄시봉이 아프고, 샌프란시스코 여행때문에 사막에 못 갔는데....너무 너무 너무 너무 그리워요. 다음주에 꼭 가려고 해요.) ------ 지난 주말 사막에 다녀왔습니다. 사막이 봄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깜짝 놀랐어요. 마른 땅에 헐벗은 자갈들이 처량하기조차 했던 2 월이 언제였나 싶게 초록색 물이 잔뜩 올라 있었습니다. 그 사이사이로 흐드러진 노란색 들꽃. 오후 5 시 반 경의 인간과 자연의 색깔입니다. 비에 부드러워진 땅을 밟으면서 맑은 공기를 들이키면서 지는 해를 즐기면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싸우는 애들 뜯어 말리면서 음식은 아주 간단히 만들어 먹고 많이 자고 밤에 쏟아지는 듯한 별잔치에 제 영혼이 좀 겸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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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Valentine's Day!스치는 생각 2009. 2. 14. 16:36
나이 먹어가면서 왜 젊어서 안 하던 일들을 많이 하는지 모르겠사오나, 해피 발렌타인~!! 친구, Linda 가 구워준 과자, 엄마, 아버지, 친구들게 쏩니다~~ 룰루의 발렌타인 박스입니다. 사탕을 넣어가서 나눠주고, 남이 주는 사탕 받아 넣는 곳. 랄라의 발렌타인 박스입니다. 친구들 사진 잔뜩 붙여 장식했어요. 랄라의 카드~ 35 명에게 주었습니다. (반 친구들) 금요일 밤은 뼈가 떨리게 행복합니다. 더군다나 월요일이 공휴일이라니 쉴 날이 많아져 정말 신납니다. 애들도 저도 다 룰루랄라~~ 내일 사막가서 푹 자고 오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엄마, 먼 시장까지 다니시지 마세요. 무거운 거 지고 다니시지도 마시길... 매사에 조심! 특히 넘어지지 않게 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