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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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아침....스치는 생각 2009. 2. 14. 00:58
몸은 좀 피곤하지만 마음이 너무 너무 기쁜 금요일~! 아이들은 발렌타이라고 어제 늦게까지 사탕 준비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계획하고 준비하던 랄라를 처음에 구경하다가 초치는 소리도 하고 (뭘 이런 걸 하고 그러냐, 넌?) .. 그러다가 어제 룰루 반 선생님의 이멜을 받았어요. 내년이면 중학교로 가 뿔뿔이 다 흩어질 아이들, 여자아이 남자 아이 가리지 않고 쵸코렛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은 마지막 해이니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이멜. 그러고보니 맞는 소리. 룰루가 올해면 초등학교 졸업이고, 여자, 남자 가리지 않고 우정이 돈독한 반 친구들과 이제 헤어지겠구나. 제가 4 년 간 아이들 사진 찍었기 때문에 저랑 장난도 많이 치고 웃음도 많이 나눈 무지 친한 애들인데... 나도 얘들이랑 작별이구나. 엉..슬퍼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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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open to learn!스치는 생각 2009. 2. 11. 11:04
"Omma, failure tastes sweet" 지난 주, 애들이 큰 돈 내고 영화구경 다녀왔습니다. 여기서 '큰 돈'이라함은 정규 영화관 가격을 말하는데요 (성인 9불 50 전, 어린이 7 불 50 전) 정규 영화관은 비싸기 때문에 온 가족이 별러서 가는 가족 행사. 일년에 정규 극장에 가는 거 두 세 번 될까. 운 좋게도 저의 동네에 2 불짜리 극장이 있어서 새 영화가 나온 뒤 한 석 달 기다리면 뒤늦게나마 다 볼 수 있으니 아쉬울 것도 없어요. 그런데 왜 이번엔 비싼 극장가서 영화 봤는가고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 것을 칭찬하고 축하하는 기념 이벤트' 였어요. 거창하지요? 하하하. 얼마 전, 룰루가 학교에서 오케스트러 들어가기 위해 클라리넷 시험을 봤는데 떨어졌어요. 자기가 혼자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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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근황스치는 생각 2009. 2. 10. 05:24
어무니, 아버지, 팜페미, 병원 다녀왔습니다. 다 괜찮습니다요. 나중에 다시 자세히 올리겠습니다. 지난 주, 제 조카뻘이자 어린 친구인 "E"의 학교 작품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애들은 다음 날 학교 숙제가 너무 많아서 못 갔고요 저만 다녀왔는데, 아주 아주 즐거웠습니다. "E"가 사춘기가 되면서 얼굴이 더 밝아지고 행복해보여서 참 기쁩니다. 랄라는 학교에서 Crazy Hair Day 라고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이런 머리를 하고 갔습니다. 나중에 일어나 부시시한 머리로 나온 룰루, (그냥 그대로 학교 가면 crazy hair day 에 딱 맞는 형상이었음) 랄라 머리를 무심하게 쳐다보더니 "도대체 사람들은 왜 이런 날을 만들고 재밌어하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툴툴거리더군요. 랄라, 하루 종일 머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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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붓, 할머니의 먹부모님 이야기 2009. 2. 5. 01:53
오랫만에 아버지께서 붓글씨를 쓰셨다. 몇 달 전, 내가 이번에 미국 오실 때에는 아버지께서 붓글씨를 좀 써달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엄마 아버지가 좋은 한지, 붓, 먹, 벼루를 구해서 미국에 가지고 오셨다. 엄마가 먹을 갈았다. 순식간에 온 식탁에 향기가 퍼졌다. 아이들은 신기해하며 조용히 구경했다. 엄마는 먹 가는 내내 아버지께 정확한 조언을 해주셨다. '먹이 충분히 안 갈렸어요. 글씨가 흔들리네요. 좀 크게 쓰세요. 간격을 맞춰야겠어요...' 자녀를 먹여 키우느라 평생 수고한 엄마의 손. 아버지가 붓을 들어 힘찬 필치로 글씨를 쓰듯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엄마는 준비해주고, 기다려주고, 밀어주고,묵묵히 묵을 가셨다. 고마운 엄마. 먹을 가는 엄마 손과 붓에 먹을 묻히는 아버지의 손이 만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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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쟁이를 찾는 마음스치는 생각 2008. 9. 25. 00:04
(옛날 글입니다. 며칠 전에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다가 글로 올리기로 약속했었는데, 뒤져보니 써 놓은 게 있어서 그냥 올립니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정다운 스님의 덕을 단단히 봤다. “인생 십이진법”이라는 책. 한국 떠나기 전에 그 책을 가지고 온 식구, 친구, 친구 남편감, 맘에 드는 선배 형 인생을 점쳐 보고, 궁합까지 떠보곤 했다. 일분 일초가 아까와 헉겁지겁 사는 지금으로 보면 너무도 배부른 아이였던 것 같다. 바쁜 세상에 점을 치고 앉았다니. 그런데, 그 때 내 심정으로는 세상 일이 답답했다. 나에게 주어진 선택권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 선택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이란 얼마나 되는가에 대한 확신이 안 섰?때문이다. 내가 내 인생의 능동적 주체라는 생각보다는 사회의 바퀴에 깔린 사람이란 피해의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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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의 혼자 생각스치는 생각 2008. 9. 17. 08:59
지금 깊은 밤이에요. 책 읽고 이런 저런 생각하다가 자기 전에 잠깐 글 올려요. 요즘 말이 별로 없이 조용히 사니까 이리 좋을 수가 없네요. 청소도 쉽게 하고, 아이들도 많이 도와주고, 밥은 여전히 대강해먹고, 아이들한테서도 좀 자유로워졌어요. 며칠 전에 '너희는 대학갈 돈이 없을 가능성이 크니까, 열심히 알아서 공부하라우~~. 근데 못해도 상관없다우. 그러면 동네 2 년제 대학 가서 열심히 하면 된다우. 늬들도 빚지지 말고 살고, 우리 부모들도 빚내서 늬들 공부시키는 일 없이 하자우~~' 하고 선언하고 저는 뒷전에 물러 앉았습니다. 9 살이고 11 살이면 혼자 알아서 할 때도 됬지 않았음둥? 그렇지비...그렇지비.... (말되 안되는 함경도 사투리 끝마무리.-.-) 살림을 못하긴 해도, 그래도 10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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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함께한 찬송스치는 생각 2008. 9. 15. 02:39
토요일: 오늘, 추석이라고 뭔가 하려고 별렀는데, (쎄시봉이 마당에서 바베큐 하겠다고 했었어요. 리노 네랑 동네처자네랑 부르자고 했는데) 제가 몸이 안 따라 줘서 큰 일을 벌릴 자신이 없어서 나중으로 미뤘습니다. 미국 추수감사절 때 뭔가를 하자고 했지요. 그리고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 있었습니다. 기운 모으자. 모으자. 오늘, 아이들이 처자 댁에 가서 뭔가를 해서 제가 푹 쉴 수 있었어요. 감사하오. 이불 속에서 잠이 들락말락하는 중 쎄시봉이 큰 박스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한국에서 뭐가 왔다면서. 친구가 보내준 한과. 깜짝 놀랐어요. 생각지 않았던 선물. 벌떡 일어나 예쁜 보자기를 뜯고, 그 안에 색색가지 한과를 보고 저도, 쎄시봉도 탄성 지르고. (보자기 너무 예뻐서 나 머리 수건으로 쓰고 다닐 것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