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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카테고리 없음 2021. 7. 15. 16:51
도착한 지 열흘이 되는 오늘 숙소를 옮긴다. 열흘, 참 행복한 시간을 보낸 이 집을 떠나 2018 년, 우리 온 가족이 함께 묵었던 에어비엔비 숙소로 옮긴다. 열흘간 마치 잘나가는 연예인 수준의 바쁜 일정을 소화했지만 오늘은 이사하는 날이라서 종일 계획이 없고 저녁에 시동생 집에 가서 조카들과 밥을 먹을 예정이다. 새로 가는 에어비엔비에서 청소때문에 체크인을 5 시로 해달라고 했는데 다행히 지금 에어비엔비 주인이 우리더러 내일 아침에 나가도 된다고 해서 천천히 짐을 꾸려도 된다. 오늘은 비가 아주 많이 온다. 바로 8 시간 후부터 무척 그리워하게 될, 커다란 유리창으로 보이는 비오는 브러셀. 천천히 짐을 꾸리면서 창밖의 비를 만끽할 것이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들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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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메 여사 생신 축하엄마 2021. 7. 13. 18:15
봄메 여사가 …에….아….. 2021-1934= ? 생신을 맞으셨다. 벨기에로 떠나기 전 날이 생신이어서 분명 짐싸느라 경황이 없을 것이라 미리 축하를 했다. 연세가 연세인만큼, 한번 축하로는 성이 차지 않아 두 번! 여전히 우리 집안의 이벤트 메니저인 딸아이가 도움을 줬다. 엄마가 온 식구를 해변의 식당으로 초대해주셨다. (수호야, 너가 왔을 때 갔던 식당이야) 다음에 이벤트, 이번 생일의 서프라이즈, 떡 케이크! 55 년 전, 엄마가 젊었을 때, 고생스러웠지만 행복했던 태능의 집을 추억하며, 연탄!! 우리가 태능에 살았던 때가 이미 55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여대 옆의 하얀 울타리, 장미꽃이 만발했던 작은 우리집은 그 시대의 여느 집과 다름없이 연탄을 땠었고, 어린 아이가 젓가락을 처음 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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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안마/ 브러셀의 하늘카테고리 없음 2021. 7. 13. 09:54
백신을 받으신 아버님이 시동생의 부축을 받아 50 미터 거리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드셨다는 희보가 날라왔다. 6 월 초에도 집 근처의 카페에 가셔서 점심을 드셨다는 소식이 왔다. 우리는 아버님이 점점 회복되시는가보다, 이번에 가면 우리도 아버님 모시고 나가자! 들떠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도착하기 하루 전, 아버님이 극심한 통증으로 거동을 못하시게 되었다. 1 주일이 지났지만 아버님은 여전히 의자/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신다. 나는 애초에 아버님을 맛사지 해드리려고 크림을 챙겨왔지만 통증으로 너무 고통스러워하셔서 혹시나 내가 아버님 몸을 만지다가 잘못될까봐 두려워 마사지를 삼가했다. 사흘 전에 아버님 옆에서 시중을 드는데 병원에서 아버님 발을 손질하는 사람이 파견되어 왔다. 그가 아버님의 양말을 벗기는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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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망했다’를 축하하는 나이스치는 생각 2021. 7. 9. 03:43
얼마 전부터 딸아이가 ‘엄마 환갑 해야지!’ 하며 계획을 세웠다. 여러 사람 초대하고 케이터링해서 크게 할까? 아니면 집에서 조촐하게 할까? 물었다. 당연히 간단하게 하는 거지! 코로나 시대에 무슨 파티냐! 딸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 며칠 후에는 엄마를 미역국과 환갑 떡을 꼭 먹여야겠단다. 떡은 오케이, 미역국은 No! 미국에서 자라 환갑잔치를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딸아이가 사명감을 갖고 내 환갑을 차려주려고 하는지 기특했다. 다시 며칠 후, 환갑 기념으로 온가족이 한복을 입자고 한다. 그것도 재밌겠다 싶었다. 남편은 25 년 전에 맞춘 한복이 있다. 나는 몇 해 전 맞춘 한복—-내가 원하는 대로 ‘로동당 간부가 입을 법한 촌스러운 색상의 한복’-이 있고 어머님은 스스로 만드신 모시 개량한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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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발, 사랑, 공감 (시부모님)부모님 이야기 2021. 7. 8. 15:51
브러셀의 아침 6 시.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나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한 시간 전에는 이렇게 앉아 있었다가… 유리창에 반사되는 아침 햇살이 예뻐서 자리를 바꿔 앉았다. 저 반짝임은 얼마 지속되지 않았지만… 도시 중심가인데 새 소리가 청명하다. 비둘기떼가 날개를 퍼덕이며 힘차게 하늘로 솓더니만 다 뿔뿔이 흩어진다. 한 시간 전에만해도 차 소리가 전혀 안 들렸는데, 조금씩 트럭 소리, 자동차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도시가 기지개를 켜며 깨어날 때 나도 함께 깨어 있으면서 움직임, 소리, 차가운 공기 등을 인식하고 느낄 수 있음이 너무도 행복하다. 오늘은 하루가 맑을 것이라는 예보가 내렸다. 바로 다음날과 당일의 기상 예보는 꽤 정확한 편이라 아마 오늘 맑고 아름다운 날씨를 즐기게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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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아, 당신의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세요카테고리 없음 2021. 7. 6. 17:54
언니가 귀한 휴가 시간을 나를 위해서 내어 주었다. 언니와 엄마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남편과 나는 시댁에 왔다. 몸이 불편하신 아버님, 아버님 수발로 지치신 어머님께 사랑을 듬뿍 드리고, 앞으로 두분이 사시는데 조금이라도 힘이 덜 들 수 있게 해드릴 게 없는가 살펴보고, 폐 수술 이후에 몸이 많이 쇠약해진 시누이, 심장이 안좋은 형을 찾아가보고… 이렇게 노년을 맞은 온 식구를 만나는 것으로 여행 일정이 채워져졌다. 남편과 나는 틈틈히 우리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우리의 삶도 좀 돌아보고 미래 계획도 다져보기로 했다. ———- 1 년 반만에 하는 여행인 것도 있지만 코로나 이후에 공항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 간 적이 없는지라 매사가 새로웠다. 남편은 나랑 여행하는 게 기쁜지, 비행기 여행 중,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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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에 나타난 돌아가신 이모님부모님 이야기 2021. 6. 18. 09:50
남편과 시댁에 갈 계획을 세우고 비행기표를 예약한 뒤 숙소를 찾아보던 중이었다. 에어비엔비로 시댁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파트를 예약을 한 뒤 주소를 받았다. 구글 지도로 거리를 가늠해보고, street view 로 집 주위 환경을 관찰해보고 무심코 마우스를 움직여 시댁 주소의 street view 를 열었다가 우리는 둘 다 화들짝 놀랐다. 쟈닌이었다. 얼마 전 돌아가신 쟈닌이 현관에서 문고리를 잡고 뒷모습이 구글 street view 사진에 찍힌 것이었다. 90 세가 넘는 연세에도 똑바른 등, 편하면서도 세련된 색감의 옷, 그리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하얀 지팡이. 너무도 친숙한 쟈닌의 모습이었다. 언제고 돌아서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헬로!” 하고 인사를 할 듯하다. 쟈닌을 이렇게 보는 건 참으로 신기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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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공처가 아담과 걸 크러쉬 이브모성- doodle 2021. 5. 25. 02:23
이브는 아주 매력적인 여인이다. 호기심, 창의력, 사고력이 풍부함. 말발이 세다. (돌아보면 우리 주위에 이런 여성들 많다. 이브의 후예!) 뱀이 ‘하나님이 에덴 동산의 과일들 먹지 말라고 하셨냐’ 고 하니까 이브는 담박 ‘아니, 선악과만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하셨다’ 고 덧붙여 이야기한다. 즉 ‘먹지 말라’고 한 하나님의 명령에 자기의 해석을 가해서 그 명령이 한층 더 엄격한 것으로, 그래서 선악과가 한층 더 탐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뱀이 유혹 후, 선악과를 바라보는 이브의 눈은 열망의 꿀이 뚝뚝~ 떨어졌던 것같다. 선악과를 ‘먹음스럽고’ (입맛) ‘보기에 아름다우며’ (시선강탈),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다’고 이브는 자신의 호기심과 소유 욕구, 시식 욕구를 감각적인 언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