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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마했어요
    스치는 생각 2009. 6. 15. 23:19

    어무이 아바이, 동무들,

    저 파마했어요.
    허...
    허...
    허......
    웃자. 웃자.

    뽀글뽀글 파마인데, 1 년만에 갔더니 헤어드레서 언니가 (나랑 동갑, 아주 좋은 친구가 되었어요)
    어쩌면 이렇게 안 올 수 있냐고 섭섭해하더라고요. 머리 안 하더라도 좀 들려서 인사하고 가면 안 되냐고.
    저는 비실거리면서 "내가 운전이 안 되어서...여기까지 나오려면 맘 잡고 나와야해서...미안...미안...미안..."

    헤어드레서 언니는 룰루랑 동갑내기 아들이 있는데, 어찌나 아이를 사랑하면서 잘 챙겨 키우는지.
    공부도 엄청 잘 시키고, 아이가 다정다감하니 잘 자라는 거 같아요.
    이야기 들으면서 많이 배우고, 한번도 못 본 아이지만 기특하고 그래요.

    건 그렇고.
    오랫만에 파마를 했더니 머리카락들이 기절을 했나봐요.
    어찌나 뽀글뽀글하게 나왔는지.
    헉. 했어요.

    쎄시봉이 저를 데리러 왔는데,
    제가 미장원 가기 전에 "전직 다방 마담 같은 머리...뚱뚱한 시골 마담 언니가 될 거라'고
    예고하긴 했지만, 어찌나 뽀글거리는지, 거기다 제 진한 아이라이너랑 겹치니
    객관적으로 보기에 좀 '재수없는' 분위기....
    게다가 제가 오렌지 원피스를 입고 있으니...
    (오빠말로 '티벳 승려같다'고 하던 그 오렌지 드레스 말이여요.)

    아무리 봐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여인이더라는...
    꼭 '아기동산' 여교주님 같았어요.
     
    미용실 나와서 남편과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서서 기다리는데
    남편이 늦었어요.
    길가는 사람들이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어찌나 쳐다보는지.
    우리 동네가 아니라 한인 타운이라서 더 그랬던 거 같에요.

    "아기동산 교주님 왜 바깥에 나와 혼자 서 계시지?"
    하는 시선이 따가워라.-.-

    기다리던 남편이 나타났어요.
    냉큼 차에 올라 타자마자 이 사람이 놀라는 것을 막아줘야겠다 싶어서,

    "여보, 나 봐. 이 머리 좀 봐. 내 옷이랑 정말 끝내주지?
     당신은 비밀 종교 집단 교주랑 결혼한 거였어~~오호호~~!
    나 정말 cult 의 여자 리더같지 않아?
    이렇게 팔 들고 '내게로 오라~~내게로 오라, 지구의 멸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 다 사막에 가서 움막 짓고 살자~~'그러면 딱 어울릴 거 같지?"

    부인이 오바만땅 떠들면 그럼 좀 웃어주지.
    그냥 쓱 보고 말대요.
    농담 안 받아주는 인간과 살려니 정말...

    흥!
    사막 움막 갈 때 안 데리고 갈까부다.
    엄.
    안되지.
    아기동산 교주님 전용 운전사가 있어야하지.

    걍 데리고 살자.

    ----

    제 머리, 아직도 기절 상태입니다.
    한국 가기 전에 좀 풀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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