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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몸은 나의 놀이터모성- doodle 2017. 10. 26. 00:25
어렸을 때 엄마의 몸은 나의 놀이터였다.나는 엄마의 젖을 밀가루 반죽인양 주물럭거리면서 빵을 만들고, 수제비를 만들었고,엄마의 머리를 빗고 따고 묶으면서 미용실 놀이를 했으며종이를 접어 자동차라하며 엄마의 팔과 발에서 윙윙 자동차놀이를 했다. 이후에 내가 엄마가 되어 나의 아이들이 내 몸을 올라타고 머리를 잡아당기며 장난을 할 때나는 깨달았다. 그 옛날 나의 놀이터였던 엄마가 사실은 너무 피곤해서 누워있었던 것이고철없는 내가 올라타고 주무르고 한 것이었다는 것을. 세월은 훌쩍 지나 나는 환갑이 가까워졌고,엄마는 팔십대 중반.엄마의 몸은 다시금 나의 놀이터가 되었다. 목욕 한 뒤에는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려드리고목, 등, 허리, 다리를 골고루 안마하며이것 꼭 깔고 앉으세요, 이 벼게를 무릎 밑에 두고 누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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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o.1 wish when my children were young..모성- doodle 2017. 9. 21. 10:02
첫 아이 낳고 나서하나님한테 투정부린 적이 있다."손 한 개만 더 주시지..."매사에 서툰 초보 엄마가 아이를 보랴 살림을 하랴...도와줄 사람이 없으니 나에게 손이 하나가 더 있었더라면....했다.얼마나 근사할까?아이 낳고 첫 1 년은 손 하나가 더 달려있는 여성의 몸!임신한 배가 서서히 불어감에따라팔 하나가 서서히 자라는 거 상상만해도 즐거웠다. 아이들이 커가면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닦아주고 씻어주고, 결국은 목욕까지 시켜줘야하고,타월에, 옷에, 담요에, 행주에 빨래거리가 이만저만이 아니고,치워도 치워도 더러운 집안 청소가 힘들었다.책읽을 시간도, 글쓸 시간도 아쉽던 그 시절,커다란 청소기에 다 넣고 한번에 다 돌려버리고 싶었다.그 시간만이라도 쉬고 싶어서. 위의 그림을 그리는데 랄라가 참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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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부모님부모님 이야기 2017. 7. 21. 08:33
첫 아이가 대학에 입학한 게 2015 년 9 월, 그 달 아버지가 넘어지셨다. 팔이 부러지셨고,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셨으며, 이 건강 상태로는 한국에 돌아갈 수 없다는 의사의 진단에 엄마와 아버지는 졸지에 미국에 머무시게 되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지경이라 우리는 내내 초긴장 상태에서 아버지를 돌보면서 방을 개조하고, 보험을 들고, 영주권을 신청하고, 한국의 재산 정리를 하고, 부모님의 집을 팔았다. 2016 년 8 월 둘째가 대학에 입학해 집을 떠났다. 아버지의 건강은 많이 회복되었으나 연세가 연세이니만큼 아주 약한 바람에도 감기에 걸리실 수 있고, 캘리포니아의 일교차는 언제고 건강을 해할 수 있는 복병이라 우리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부모님 덕에 두 아이가 떠난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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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노인"들과 함께 홀로 걷기부모님 이야기 2017. 7. 17. 10:29
엄마가 넘어지셨다. 아침 산책 다녀오는 길에.휠체어를 탄 아버지 바로 옆에서. 급히 달려가 엄마를 일으켜 세워드렸다. 수선 피우면서 여기저기 살펴보니다행히 심하게 다친 곳이 없으셨다. "아버지, 엄마 괜찮으시네요!" 몸이 불편하셔서 나무처럼 꼿꼿한 자세로 앉아 계시는 아버지께 기쁜 소식을 전했다. 아버지가 조용히 울고 계셨다.엄마 잃은 어린아이가 넋놓고 울듯이,그러나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으시며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울고 계셨다.손을 위로 올릴 수 없으신지라 눈물을 닦지 못하셔서 얼굴은 눈물 콧물 범벅이었다. "아버지, 많이 놀라셨어요? 엄마는 괜찮으셔요." 얼굴을 닦아드렸다.아버지가 의외의 말씀을 하셨다. "참 불쌍한 노인이구나." 그 말을 마치자마자 또 눈물을 흘리신다. 참 불쌍한 노인이구나...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