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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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er-daugther sisterhood스치는 생각 2010. 5. 29. 01:41
at waters canyon cafe ---- 딸아이가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뭔가 넘치게 고여있는 듯한 그 눈을 보면서 행여라도 말을 건네면, 아니 내가 가볍게 숨을 한번 내쉬기라도 하면 그윽히 고여있던 것이 쏟아질 거 같이 느껴졌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은...말 안 걸께. 상상.....꿈....고민....? 네가 생각하는 게 무엇이던간에 너를 혼자 내버려둘께. 나중에 혹시라도 네가 원하면 그 때 나에게 그 속에 든 것을 부어줘도 좋고... 아니라도 좋고. 그냥 혼자 생각 많이 즐겨라." 그리고 나는 나 혼자의 생각에 빠졌다. 딸이 자기 생각에 빠져 나에게 말 안 거니까 좋았다. 참 신기했다. 우리, 그렇게 서로 말 안하고 자기 혼자 생각에 빠져 놀면서 말 한마디 안 나누는데도 대단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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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캐년보다 다람쥐가....스치는 생각 2010. 5. 21. 14:10
내가 굳이 그랜드 캐년을 이야기하는 이유가 있다. 나도 아이들에게 눈이 열리는 경험을 시켜주겠다는 꿈을 갖고 아이들을 데리고 그랜드 캐년에 갔었다. 여행을 떠나면서 설레었다. 그랜드케년의 절경을 아이들이 보면 어떤 반응을 할까?! 그런데 정작 그랜드 캐년에 도착해서는 우리의 설렘과 기대와는 다른 경험을 하였다. 아이들 기억에 영원히 남는 사진을 찍어주자고 이리 세우고 저리 세우고 법석을 떠는 나 (밑의 사진 보시면 아시리라) 그러나 그랜드캐년을 바라보는 아이들은 거대한 병풍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그랜드 캐년의 파노라마가 아이들에게는 ---내가 기대했던--의미가 없었다. 법석떨며 사진 찍은 뒤 아이들에게 자유시간을 주고 구석에 앉아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 찍자고 귀찮게 부는 부모의 등쌀을 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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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mad스치는 생각 2010. 5. 3. 15:37
엄마 아버지, 친구들, 오늘 하루 바쁘게 지나면서 잠시 인사 올리고 자러 가요. 내가 하고 싶은 일 (혼자 몰래 글쓰는 거) 못하면 하루가 어찌 무의미하게 느껴지는지. 에이구.. 도시가 그립네요. 익명성이 보장되는 도시에서 혼자 걷다가 맘대로 쉬고, 멍하니 지낼 수 있는 자유가 그리워요. 운치있는 찻집에서 친구들과 깊은 이야기 나누는 것도 엄청 그립네요. 우리 동네를 'city' 라고 부르지만, 도대체 도시의 재미라곤 찾을 수 없는 지루하고, 재미없고, 단조롭고, 지루하고, 재미없고, 단조롭고... (나까지 지루해지나 반복만 하고 있네) 등에 집을 지고 다니는 '게'의 팔자, 참 좋은 팔자라는 생각. 사람으로 치면 그건 유목민들의 팔자겠지요? 다 안정되어 사니까 이런 소리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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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사막스치는 생각 2010. 2. 16. 17:14
사막에서 참 귀한 시간 보내고 왔습니다. 기도가 회복되고 마음이 안정되었습니다. 많이 많이 울고나니 떨어지는 눈물이 점점 맑아지는 거 같습니다. 오바짱과 한 하늘 아래 없다는 것이 그리고 천국의 소망을 같이 나눌 수 없었다는 것이, 그리고 여기에서 밝힐 수 없는 수많은 사연들이 저를 슬프게합니다. 제가 태어나 이처럼 슬픈 적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러나 이제 서서히 일어나렵니다. 기도, 감사합니다. 엄마 아버지, 감사해요. 사모님 감사해요. 친구들, 감사해요. 사막에 가서 저는 가만히 있었습니다.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컸음을 느꼈습니다. 제 눈물이 폭발했던 그 날, 침대에서 구르면서 통곡을 하는데 꼴렛이 침대 옆에서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엄마, 엄마~ 하고 부르거나, 저를 붙들지 않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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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everybody스치는 생각 2010. 2. 13. 22:48
thank you for your concern and care. thank you for your phonecalls, cupcakes, 'han-gwa,' CDs, and, most importantly, for your prayers for me. all these mean a lot to me. thank you, thank you. I'm doing OK. Or, I'm trying hard to bring a degree of normalcy to my life. I cook, clean, talk with friends, and even write a little bit. I eat, I laugh. Yes. I do all those. Although I am thus leading a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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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엄마 아버지, 친구들...스치는 생각 2010. 2. 4. 16:57
친구들과의 전화, 엄마와의 전화, 이멜... 꼭 연락이 없었어도 마음이 느껴지는 친구들... 이제 다시 기운 차리고 삶에 복귀합니다. 몸만으로가 아니라 마음으로도... 일상을 알차게 꾸려가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요. 엄마 아버지도 그러시길.... 제 방은 너무 어두운 거 같아서 주로 밝은 부엌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안하던 짓도 해요. 돈 낭비라고 남편에게 타박하던 때가 언젠데 꽃을 두어 번 연달아 사서 가만히 감상했어요. 차와 커피....많이도 마시고. 천천히, 조용히.... 부엌의 차양을 내리고 있었는데, 펠릭스가 저만큼을 열어놓았네요. 이젠요, 제가 활짝 열려고요!! ^^ 말 실수로 '오바짱'이란 말이 많이 나오고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눈물이 터진 일주일. 사랑하는 오바짱, 그리움은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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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꽃스치는 생각 2010. 2. 2. 00:51
주말 잘 보내셨어요. 저, 너무도 밝은 모습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뻔뻔할 정도로 밝은 모습으로. 스스로 놀라요. 그리다가 갑자기 눈물이 터지고, 그러면 구석에 가서 울거나 에릭 붙들고 울고. (옛날에 숙이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더라. 그 구절이 항상 마음에 꽂혀 있었는데 지금 내가 그러네. 부모님을 잃는 경험을 했던 친구들...너희들은 정말 큰 일을 치뤘구나. 대학 친구이자 그리고 영원한 친구, K 야, 엄마 돌아가셨을 때 같이 못해서 미안해.) 원래 제가 눈물 쪽으로는 통제가 잘 안 되는 사람이라서 이 상황이 좀 걷잡을 수 없네요. 어제는 에릭이 제가 혼자 있을 수 있게 해줘서 많은 시간 혼자 있었어요. 그러니 저절로 금식이 되데요. 비빔밥 생각이 좀 나긴 했더군요.^^ 점점 나아지겠지요. 엄마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