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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er-daugther sisterhood스치는 생각 2010. 5. 29. 01:41
at waters canyon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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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뭔가 넘치게 고여있는 듯한 그 눈을 보면서
행여라도 말을 건네면,
아니 내가 가볍게 숨을 한번 내쉬기라도 하면
그윽히 고여있던 것이 쏟아질 거 같이 느껴졌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금은...말 안 걸께.
상상.....꿈....고민....?
네가 생각하는 게 무엇이던간에
너를 혼자 내버려둘께.
나중에 혹시라도 네가 원하면
그 때 나에게 그 속에 든 것을 부어줘도 좋고...
아니라도 좋고.
그냥 혼자 생각 많이 즐겨라."
그리고 나는 나 혼자의 생각에 빠졌다.
딸이 자기 생각에 빠져 나에게 말 안 거니까 좋았다.
참 신기했다.
우리,
그렇게 서로 말 안하고 자기 혼자 생각에 빠져 놀면서
말 한마디 안 나누는데도
대단한 소통을 하는 거 같이 느껴졌다.
열살짜리 딸 아이에게
자매애마저 느꼈다.
침묵의 끈이 탯줄처럼 우리를 묶어주는 거 같았다.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