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dood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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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의 공처가 아담과 걸 크러쉬 이브모성- doodle 2021. 5. 25. 02:23
이브는 아주 매력적인 여인이다. 호기심, 창의력, 사고력이 풍부함. 말발이 세다. (돌아보면 우리 주위에 이런 여성들 많다. 이브의 후예!) 뱀이 ‘하나님이 에덴 동산의 과일들 먹지 말라고 하셨냐’ 고 하니까 이브는 담박 ‘아니, 선악과만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하셨다’ 고 덧붙여 이야기한다. 즉 ‘먹지 말라’고 한 하나님의 명령에 자기의 해석을 가해서 그 명령이 한층 더 엄격한 것으로, 그래서 선악과가 한층 더 탐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뱀이 유혹 후, 선악과를 바라보는 이브의 눈은 열망의 꿀이 뚝뚝~ 떨어졌던 것같다. 선악과를 ‘먹음스럽고’ (입맛) ‘보기에 아름다우며’ (시선강탈),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다’고 이브는 자신의 호기심과 소유 욕구, 시식 욕구를 감각적인 언어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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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늙어서 미안해모성- doodle 2021. 5. 17. 14:41
나의 딸은 22 세, 어른이 다 되었다. 나와 키 차이가 많이 난다. 같이 다니면 꼭 내가 '엄마' 손을 붙들고 다니는 것 같다. 운전부터 주문, 계산, 문의 모든 것들을 랄라가 전담하고 키가 작은 이 '꼬맹이' 엄마는 그냥 옆을 졸졸 쫓아다니기만 한다. 무척 편하다. 랄라와 함께 있으면 나의 함께 사는 친정 어머니가 하시는 말이 이해가 된다. 내가 엄마를 모시고 병원, 식당, 쇼핑 등을 나서면 엄마는 "아아, 딸이 다 해주니 이렇게 편하구나!" 하시곤 한다. 친정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서서히 우리의 '엄마-딸'의 역할이 역전이 되어가고 있는데 이제 딸과 나의 역할이 바뀌어가는 것이다. 내가 어쩌다 몸이 피곤한 날, 그것을 단박 알아차리는 것은 친정 어머니, 내가 쉬게끔 조치를 취하는 것은 딸이다.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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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 행복모성- doodle 2020. 10. 26. 14:58
어제와 오늘, 오랫만에 처음으로 엄마가 몸이 편해지셨다. 아직도 완전히 나으신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엄마가 기력을 되찾으시니 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했다. 어제, 오늘, 엄마 맛있는 잡채와 된장찌개를 해주셨다. 난 엄마가 고생하는 게 안스러워 말렸지만 엄마는 부엌 일을 하는 게 행복하다신다. "내 친구들은 60 넘은 뒤에는 부엌일이 지긋지긋하다고 하는데, 난 그게 이해가 안갔어. 지금도 난 부엌에서 일할 때 행복해" 라고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씀을....ㅠ 점심 후 에릭과 엄마와 나, 셋이 나란히 앉아 zoom 으로 예배를 드린 뒤, 엄마는 부엌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일을 하시고, 에릭은 혼자 수영, 사이클링, 달리기로 미니 삼종경기를 하고 왔고 나는 내 방에 틀어박혀 종일 책 읽고, 그림 그리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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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몫의 재산은 오빠에게 주세요’—첫째에게 감사합니다모성- doodle 2020. 9. 20. 15:58
15 년 전, 엄마가 몹시 편찮으신 뒤, 친정부모님이 본인들이 이제 생을 마무리짓는 단계에 왔다고 여기셨는지 그때까지 내내 생각해왔던 죽음에 대한 준비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시곤 했다. (묘소는 교회 묘지, 장례식은 간단하게, 장기기증 서류와 유서작성, 재산은 계속 절약해서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남겨주자.. 등등) 나는 그때 부모님께 말했다. "재산을 나눠주실 때 저는 빼줘요. 오빠한테 제 몫을 주세요." 엄마 아버지는 의아해하셨다. 왜냐, 당시 나와 남편의 핵가족은 아주 행복했지만 살림은 그다지 넉넉하지 않았고, 매해 우리집을 방문하시는부모님은 그걸 잘 알고 계셨다. 오빠는 자녀가 없고, 편안한 회사생활을 하기에 우리보다는 훨씬 더 넉넉했다. 그러니 내가 받을 몫의 재산을 오빠께 다 드리라는 말이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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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이언우먼”모성- doodle 2020. 9. 15. 16:53
(긴 하루 보내고 쓰러져서 자려던 나, 친구가 보내준 북한산 사진 보고 기운이 뻗쳐 블로그에 글 올리고 있음.ㅋ) 나를 엄마로 만들어준 첫째 아이, 아이 덕에 나는 변했다. 나는 불끈불끈 힘이 솟고 뭐든 할 수 있을 것같고, 두려운 게 없어졌고, 담대해졌고, 세상이 사랑스럽게보였고, 모든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게 되었고, 그 아이들을 위해서 이 세상을 지켜야한다는 사명감에 불타곤 했다. 그 전에도 나는 강한 여성이었지만 아이를 낳은 뒤에는 더더욱 강해졌다. 남들은 그저 색깔 안맞는 옷 대강 입고 머리가 부스스한 동글동글한 동양 아줌마가 아이 업고 다니는구나 했겠지만... 나 스스로에게 나는 원더우먼에, 마징가제트에 소머즈에 육백만불의 사나이가 혼합된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엄마였다. 요즘으로 따지자면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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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축기모성- doodle 2020. 2. 13. 08:44
첫 아이를 나은 뒤 가장 큰 충격은 모든 초보 엄마가 경험하는 것--시간의 박탈과 몸의 변화, 특히, '나의 몸이 나의 몸이 아니라'는 사실의 깨달음이었다. 나의 몸이 태아를 위한 인큐베이터이며, 출생 후에는 내 몸이 태아를 돌보는 데 온전히 사용되어서 나의 몸이 나의 몸이 아니게 되어버리니까. 그런데 또 다른 차원에서 '나의 몸이 나의 몸이 아니다' 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계기가 있다. 그것은 유축기의 사용이었다. 유축기는 '내가 생각했던 나의 몸, 내가 알아왔던 나의 몸과 나의 몸이 아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게 당시에는 과히 긍정적인 경험은 아니었지만, 그 깨달음이 나의 이후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으니 이제는 흐믓한 마음으로 돌이켜볼 수 있다. ----- 산통의 여파외 회음부 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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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우는 자유가 부럽다모성- doodle 2020. 2. 3. 16:05
나는 잘 운다. 행복해서, 감동받아, 좋아서 운다. 슬퍼서 우는 것보다는 좋아서 우는 게 훨씬 더 많다. 그러나 '울음'과 연관지어지는 여러 사회적 의미가 있다보니, 맘놓고 우는 게 참 어렵더라. 우는 나를 보면서 내가 슬픈가, 힘든가, 어려운가, 말못할 사정이 있는가.....어쩔 줄 몰라하기도 하고, 걱정하기도 하므로.. 그래서 아이들이 부럽다. 맘대로 울 수 있으니까... 우는 아이들을 부러워하게 된 것은 20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사에 서툰 초보엄마였을 때 아이가 울 때 왜 우는지, 어떻게 달래야하는지, 아픈 건 아닌지 몰라서 당황스러운 적이 많았다. 고래고래 큰 소리로 목청이 터져라, 얼굴이 찡그러져, 내가 모르는 감정을 눈물로 폭파시키는 아이를 보면 애간장이 타다 못해 나도 울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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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을 훔친다모성- doodle 2019. 2. 15. 07:08
(2018 01--아버지 돌아가시기 1 년 전의 글) 아버지 병수발은 아버지의 생명의 시간을 연장해보려는 시간과의 싸움이지만 그것은 또한 내가 나만의 시간을 쟁취하기 위한 싸움이기도 하다. 돌봄이가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게 어렵다는 것, 그게 병수발과 육아의 공통점이다. 그래서 나는 수년 전 아이들이 어렸을 때의 육아를 통해 터득한 교훈, 즉 ‘시간은 나지 않는다. 고로 내가 시간을 내야한다’를 현재의 삶에 적용하려고 애쓴다. 시간을 ‘내다’와 ‘나다’는 획 하나 ‘ㅣ’ 의 차이일 따름이나, 그 획 하나는 한 인간이 시간의 주체이냐마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주체이냐마냐를 가늠짓는다. 시간이 나기를 기다리는 것이 피동적 태도라면 시간을 내는 것은 능동적인 태도이다. 두 표현이 시사하는 시간관의 본질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