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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사고 잘 해결되었어요.
    스치는 생각 2008. 5. 15. 01:13
    올해는 안 해본 일 다 해보는 해인 거 같습니다.

    3 중 추돌, 차 완파, 시민권 인터뷰...음....대규모 '모성 근로조건 개선 요구 파업' (아직도 파업은 진행 중입니다.)

    제가 차 사고 이야기는 네이버에 올렸었잖아요? 그게 다 해결되었어요.

    사고 조사 결과 제 책임이 없다고 해서 모든 돈을 다 돌려받게 되었거든요.

    (오예~~오예~~오예~~)

    차 사고 나서 제가 안 다친 게 다행이었지만, 그 이후에 여러가지 귀찮은 일들이 많았어요.
    저는 그냥 보험에서 해결해주는 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제 차를 뒤에서 박은 청년이 변호사를 고용해 저에게 전화걸고, 보험회사에서는 제 문의에 답이 없고 해서 제가 좀 스트레스 받았어요.

    그 청년이 제가 앞의 차를 박고 뒤로 튕겨나와 자기를 박았다고 주장했었거든요.
    오래 살다보니 별별 일이..

    제가 잘못한 거 없는데도 변호사가 전화 자꾸 거니까 "변호사들은 살인범들도 무죄 선고를 받을 수 있게 해주기도 하던데 내 과실로 밀어부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좀 걱정도 되었고요.

    스물 갓 넘은 그 이란계 청년, 참 안 좋은 사람이에요.

    사고 나자마자 저에게 오더니 '당신은 잘못한 거 없다. 당신 앞의 차의 잘못이다. 우리 저 사람에게 잘못한 걸로 하자' 하면서 저와 '연대' 하려고 하는 거에요. 제 앞의 차 운전수는 영어가 서툰 중국 아저씨였거든요.

    제가 좀 기다려서 경찰과 같이 이야기하자니까, 저에게 막 화 내면서 자기는 가야한다고, 학교 늦었다고 하는 거에요. 보험 정보도 못 주겠다. 운전면허증도 못 보여주겠다 우기면서, 왜 경찰이 필요하냐고 고함지르는데 잠깐 고민되더군요.  (몇 주후에 알게 되었는데 그가 보험이 없었다더군요.)

    우...나도 맞장 뜰까. 고함 한번 질러봐?  

    (저도 한고함 하거든요. 제가 엄마 이니까요.-.-)

    저는 3' 중 충돌이니까 운전자 세 명이 하는 소리가 다 틀릴 거고, 그러니까 경찰과 이야기해야한다'고 하곤 싸늘한 표정으로 그 사람의 고함을 무시했어요.

    (제 뒤에 한국에서 온 친구 딸이 있었거든요. 그 아이가 이미 놀랐을텐데 이 아줌마가 길 한복판에서 머리 풀어헤치고 싸우면 얼마나 놀라겠어요.)

    금방 경찰이 왔어요.
    경찰이 도와줘서 조서 작성하는데
    앞의 차가 기찻길 건널목에서 급정거 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앞의 차는 항상 책임이 없는 거니 할 말이 없고,

    저는 30 마일 지역에서 35 마일로 달렸다는 거 이야기하고, 저는 급정거해서 섰는데 뒤에 차가 박으면서 밀렸다는 이야기했고요.

    이란 청년은 제가 앞의 차를 먼저 박고 뒤로 튕겨서 자기를 박았다는  주장을 했어요.

    경찰이 저에게 그걸 전해주면서 '저 사람이 거짓말 하는 거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 해서 다행이다 싶었지만 사람 앞에 두고 떳떳이 거짓말하는 그 심뽀에, 그 변질된 자신감에 잠깐 놀랐지요.

    경찰이 세 운전자와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동안, 또 다른 경찰 아저씨가 저의 차에 타고 있던 여자 아이에게도 질문하더군요. 그 아이는 한국에서 기본 영어 배우고 미국 와서 영어를 해보고 싶어했는데, 잘 됬다 싶더군요.

    "에스더, 영어로 이야기해봐. 모르면 아줌마가 도와줄께."

    했습니다.

    경찰이 물어보는 게 대강 '기본 회화' 아닙니까?

    이름은? 나이는? 주소는? 전화번호는?

    에스더 졸지에 영어 회화 연습.

    나이가 지긋한 그 경찰 아저씨는 에스더가 놀랐을까봐 염려하면서 에스더가 갖고 있던 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같이 읽어주더군요.

    저와 조서를 쓰던 경찰은 '뒤의 사람이 거짓말 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신도 앞의 차를 박은 것 같다. 차의 상태를 보니 그렇다. 뒤는 멀쩡한데 앞이 망가진 걸 보아하니 그렇다' 라고 했어요.

    사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어요. 차 뒷부분은 깨끗했어요. 트렁크가 열리지 않았지만, 겉으로 보면 상처가 하나도 없는 거 같았어요. 반면 차 앞부분은 박살 났고요. 근데 아니었거든요. 저는 섰거든요. 서는 순간에 뒤에서 박아 밀려서 앞의 차를 박은 거였거든요.

    제가 제 차는 승용차이고 앞의 차는 SUV 이므로 제 차 앞부분 상처가 큰 거라고 했지만 경찰이 '뒷 부분이 너무 깨끗하다. 뒤에서 박혀서 밀린 거라면 뒷부분이 깨져야하는데 뒤가 너무 깨끗하지 않는가." 하는 거에요.

    설명불가.
    저는 제가 본 사실을 이야기한 건데 '증거'가 받쳐주지 않으니 참 억울하데요.
    그런데 어쩌겠어요. '전문가'가 그렇다고 하니...

    몇 주 후에 차가 고칠 수 없는 상태라는 연락 받고, 폐차장에 서류 처리하러 갔습니다.

    여러 사연이 있는 그 차를 마지막으로 보면서
    감정 만땅 이 아줌씨는 눈물을 훔치고, 코를 풀고..

    정비공 아저씨가 "차의 뒷부분이 고칠 수 없이 훼손되어서" 폐차한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오, 뒷부분이요? 깨끗하지 않아요?"

    아저씨가 'Oh, no!' 하더니 열려있는 트렁크 안을 가르키면서 말했어요.

    '이거 보이죠?  뒷부분의 뼈대 구조가 완전히 쪼그라 들었습니다. 충격이 컸어요. 이걸 펴려면 시간도 돈도 많이 들거니와 펴서 안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야 차 고치면 더 좋은데...안전상 폐차해야합니다."

    "앞부분은 어땠어요?"

    박살난 앞부분은 겉모양만 파괴된 거지 그 안은 '깨끗하다'고 하더군요.
    앞부분 고치는 것은 '성형수술' 차원이라고. 뒷부분 고치는 것은 대수술인데 수술할 수도 없는 지경이라고.

    폐차 이유가 뒷부분 때문이라면 제가 한 주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겠구나 희망이 보이데요.

    여하간에 그런 사연을 거친 뒤에 두 달 후에 제 사고가 해결된 거에요.

    사고 나자마자 저의 원래 차 정도의 차를 살 수 있는 보험금을 받았고요.
    500 불 보상이 걸려있었어요. 제 과실임이 판명되면 포기해야하는 돈이었는데 이제 그 돈까지 다 받게 되었습니다.

    돈도 돈이지만 일이 잘 해결된 게 너무 좋네요.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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