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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진아, 고마워
    스치는 생각 2011. 5. 8. 16:28



    은진아,

    뭐라고 말해야할지, 너무 감동받아서 먹먹하다.
    (엄마 아버지 같이 보시라고 여기에 올린다.)

    나 지금 수호 결혼식, 아버지 주례 비디오 보았어.
    인숙이에게서 받은 건 이틀 되었는데
    맥북 에어에 다운로드했더니 열 수가 없다고 해서 당장 못 보았고
    어제는 수호 만나고 늦게 돌아와서 데스크탑에 못 옮겼고 
    그리고 아침에 옮겼는데 아침부터 여러 일들이 있어서 못 보았어.
    바쁜 중에도 잠깐은 볼 수는 있었지만
    네가 얼마나 정성들여 만든 거 알고 있기에
    나도 정성을 기울이면서 집중해서 보고 싶어서 남겨두었다가
    밤 11 시 반, 다들 잠자는 시간,
    몸도 마음도 맑은 상태에서 비디오를 틀었지.

    예식 시작하기 전, 손님들이 도착하고 인사 나누는  광경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선남선녀, 광채가 훤한 수호 태권이 모습을 보며서 즐거워하다가
    네가 올린 '아버님 주례를 서다' 라는 제목에서 엄청 놀랐어.
    조그만 삽입구 '어머니'에서.
    아버지의 주례사에 어머니가 함께 참여하셨다는,
    아니면 아버지가 남에게 부부생활에 관해 이야기를 하실 수 있는데에는 엄마의 공로가 있다는 의미가 담긴 듯한
    '어머니'라는 조그맣고 깜찍한 삽입구!
    너, 정말 너무 너무 너무 똑똑해!
    바로 네가 남이 보지 못하거나, 보더라도 그냥 스치고 지나가는 사소한, 그러나 중요한 사실들을
    절대 놓치지 않는 너의 따뜻한 마음과 통찰력에 찬사를 보낸다.



    아버지 주례사 읽으실 때 하객들이 다 집중해서 들었다고 하던데
    은진이 덕에 그 현장을 이렇게 내가 멀리 앉아서 보고 들을 수 있게되었어.
    아버지 말씀 끝난 뒤에 비디오 보고 감동받아서 가만히 앉아 있다가 너에게 쓰는 거야.
    정말 고마워.
    엄마 아버지, 나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오디오  '교정'이란 것을  생각해내고 선뜻 해주겠다고 자청한 것만해도 고마웠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해치웠니. 결혼식 끝난지 일주일도 안 된 빠른 시일내에, 네가 그렇게 바쁜 중에...아주 복잡한 절차라던데...

    은진이 덕에 아버지의 가장 최근 모습, 목소리, 예쁘게 차려입으신 어머니의 모습 보면서
    무한한 행복감을 느꼈어. 

    결혼을 한 수호랑 태권이에게뿐만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
    그리고 나에게 정말 귀한 선물을 줘서 고마워.

    평생 잘 간직할게.



    은진아,

    네가 주위의 사람들에게 기울이는 한결같은 노력, 정성, 시간,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랑의 마음'.
    네 몸이 힘들까 생각하면 걱정도 되고 안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런 네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을 알기에
    내 마음이 기쁘고, 너를 친구로 둔 게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lots and lots of love.


    피에쑤--수호는 지금 태평양 위에서 주무시고 게실 거야.^^ 첫 날 인숙이가 멋진 파티를 열어줬고, 떠나기 전날은 나랑 에릭이랑 수호랑 태권이랑 같이 식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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