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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 최초의 공처가 아담과 걸 크러쉬 이브
    모성- doodle 2021. 5. 25. 02:23



    이브는 아주 매력적인 여인이다. 호기심, 창의력, 사고력이 풍부함. 말발이 세다. (돌아보면 우리 주위에 이런 여성들 많다. 이브의 후예!)

    뱀이 ‘하나님이 에덴 동산의 과일들 먹지 말라고 하셨냐’ 고 하니까 이브는 담박 ‘아니, 선악과만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하셨다’ 고 덧붙여 이야기한다. 즉 ‘먹지 말라’고 한 하나님의 명령에 자기의 해석을 가해서 그 명령이 한층 더 엄격한 것으로, 그래서 선악과가 한층 더 탐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뱀이 유혹 후, 선악과를 바라보는 이브의 눈은 열망의 꿀이 뚝뚝~ 떨어졌던 것같다. 선악과를 ‘먹음스럽고’ (입맛) ‘보기에 아름다우며’ (시선강탈),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다’고 이브는 자신의 호기심과 소유 욕구, 시식 욕구를 감각적인 언어로 묘사하고 있다.
    반면..
    아담...ㅠ
    (하아...일단 한숨 한 번 쉬어야함.)

    흙으로 만들어진 아담과 달리, 아담의 갈빗뼈로 만들어진 이브가 한층 업그레이드가 된 최신형 인간이라면
    원본인 아담은 이브에 비해 사양이 떨어지는 듯하다. 성경이 그걸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뛰어난 상상력과 묘사력을 가진 이브가 여러 각도에서 선악과를 묘사하면서 그 시식 욕구, 소유 욕구를 나타낸 것과 비교해 아담은 존재감이 제로이다. ‘이브가 과일을 먹고 옆/에/있/던 아담에게 주었고, 아담은 그걸 먹었다’ 라고 묘사되었으니..

    아담이 이브처럼 흥분해서 ‘와, 이브, 당신 말이 맞아. 물이 잔뜩 오른 저 선악과, 아주 달고 맛있을 거같아’ 라는 식으로 이브의 감각적인 인식에 동조했던가?
    아니다!!

    아니면 하나님의 말을 정확히 떠올리고, 확고한 가치기준을 세워서 ‘여보, 이리저리 말 돌리면서 하나님 말을 왜곡하지 마. 하나님은 그거 먹지 말라고 하셨어’ 라고 단호하게 막았던가?
    안타깝게도 아니다.

    아니면 이브가 먼저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여보, 안돼!!’ 하며 몸을 날려 막았던가?
    아니다.
    바로 얼마 전에 이브를 황홀히 바라보면서 ‘뼈 중의 뼈, 살 중의 살’ 이라고 사랑고백을 했던 게 아담 아니었던가. 당장 죽을지도 모르는 선악과를 먹을 때 그저 바라만보고 있었다니...

    물론 아담 머리 속이 복잡했을 수는 있다.
    특히, 이브가 선악과를 먹은 직후 당장 죽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나님이 먹으면 죽는다고 했으니까).
    어쩌면 이브가 먹고 안 죽는 거 확인하고 난 뒤에야 이브가 건네주는 선악과를 ‘조심스레’ 받아먹었을지도. (성경에 ‘조심스레’란 말 없음. 이건 다분히 이브처럼 묘사 기질이 있는 팜펨의 묘사일 따름 ^^)

    여기까지는 아담이 약간 멍하고, 용기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착해 보이는 면도 없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나중에 하나님한테 혼날 때 본색이 드러난다.

    뱀이 유혹하고 이브가 뱀과 대화할 때는 입 꾹 다물고 한마디 없던 아담, 하나님이 꾸중하니까 하나님께 맞장을 뜬다. 심지어 ‘당신이 만들어준 이브때문에 먹은 거다’ 라고 해 ‘내 죄는 네 탓이다’ 라는 흥미로운 논리를 세움으로써 돌 하나도 새 두마리 잡는,’ 즉 한 문장으로 두 사람을 욕하는’ 그런 스킬을 구사한다. 이거야말로 찌질함, 무례함, 배은망덕의 삼위일체가 아니겠는가.

    그에 반해 이브의 반응은 참 멋지다. 하나님이 '네가 왜 이렇게 하였는가' 물으실 때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상상력, 해석력, 묘사력을 잠시 유보하고, 더 이상 간단할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게 대답한다.

    “뱀이 꾀어서 먹었습니다.”

    단순한 팩트의 서술, 놀랍다. 하나님이 진노한 상황에서 말을 돌리고 (‘제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고’),
    변명하고 (‘제가 하나님 말씀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던 것같아요’),
    남 탓하고 (‘하나님이 왜 뱀 만드셨어요? 그 뱀이 저를 꾀였어요. 그리고, 아담은 저를 말리지 않음으로서 무언중에 저를 부추켰단 말이에요!’) 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화난 사람 앞에서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은데, 격노하신 하나님 앞에서, 더군다나 남편이 자기를 탓하는 억울한 상황에 이브의 처신은 용기있고 쌈박하기 그지없다.

    이브가 의사 표현이 확실한 쿨~한 사람이니 아담이 기가 눌려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공처가 기질이 다분하다.
    만약 아담이 자기가 주장대로 이브가 자기가 죄짓게 만든 장본인이라면, 이브를 공격하고 싸워야하는 게 자연스러운데 그러지 않고/못하고 그저 하나님게 이브 험담만 했으니 말이다.
    쿨한 이브, 공처가 아담...이런저런 허접한 생각을 하면서 그린 이 그림의 감상 포인트는 별 거 없음.

    1. 아담에게 배꼽이 없다는 사실
    2. 보기에 좋고, 먹음직한 ‘애플’에 대한 욕구로 ‘흥분’한 이브와 무덤덤한, ‘흥분하지 않은’ 아담, 그 ‘흥분의 차이’


    월요일 아침의 즐거움이 내내 지속되는 한 주가 되기를 소망하며
    빠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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