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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성 이야기가 왜 그리 힘들까?
    스치는 생각 2011. 1. 25. 11:32

    (일단 효도블로그 특성상, 부모님께 옛날 사진 두어장 심심풀이삼아 올립니다요.

    랄라가 '할아버지 갖고 놀던 시절'. 할아버지의 통증 연기가 대종상 감이옵니다.^^

    다들 안녕하시옵기를 바라오며, 소인, 오늘 몸이 피폐하여~저장해뒀던 글 풉니다.  충성!!효도!!)




    우리 아이들 성교육을 어떻게 한가 알고 있는 미국 친구들이 다 하는 소리가 있다.

    "어떻게 그걸...그렇게 이야기해? 아이들 앞에서 어색하지 않아?"
    "나는 얼굴이 화끈거려 못할 거 같아."

    나는 그런 반응이 더 신기했다.

    "왜? 뭐가 창피하지?  섹스 안 해본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면 이해가 되겠는데, 다 했잖아.
    그런데 왜 창피한가?"

    문화차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그러나 이해도 간다. 미국 애들이랑 대중 목욕탕에서 모르는 사람의 등을 밀어주고 자란 나와 같겠는가.

    (쓰다가 문득 든 생각,  한국 부모님들도 그런가?
    아이들한테 성 이야기하는 게 쑥스러운가?
    그럼...내가 이상한 건가? 궁금...나중에 친구들의 고견을 듣고자한다.)


    ------

    성에 관한 이야기가 어려운 이 문화에서 나는 나대로 좀 어색하고 난감한 상황을 겪게 된다.

    내가 성에 관해서 나름 열린 마음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열린 주둥아리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그렇다고 음담패설과 같은 야한 이야기를 하진 않는다. 절대~~!! (하나님이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가끔은 내가 순수한 마음으로 입을 열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당황하는 상황이 되면
    내가 정말 성경적으로 옳지 않은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왜 놀라지?
    내가 어디까지 가려 말해야하는 건가?

    나의 '열린 주둥아리' 가 사고를 친 뒤에 혼자 반성할 때도 있고,
    아니면 나는 평범하게 이야기했는데 남이 너무 놀란 거 보고 내가 덩달아 놀라는 때도 있다.
    지금 떠오르는 두 개의 사건이 있는데
    일단은 사고치고 반성한 이야기부터 풀어보겠노라.


    열린 주둥아리 사건


    친구 혜진이 교회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아주 작은 교회, 은혜스러운 예배를 올렸다.

    예배 후, 남성은 남성끼리, 여성은 여성끼리 모여 설교를 음미하는 시간을 갖는단다.  그리고 점심이란다.

    좋지, 좋아. 여성끼리 연대, 항상 환영~!

    룰루랄라 좋아서 여성 테이블로 갔다.

    여성 모임을 주도하는 분은 30 대 초반의 중국계 미국인 임산부로서 초등학교인지 프리스쿨 선생님,

    동그란 얼굴에 청순한 눈매, 그저 사랑스럽게 호울리 (holy) 거룩한 여성이었다. 성모 마리아가 어떤 분인지였는지는 모르지만

    '동양판 성모 마리아' 같다고나 할까.  

    8 명의 여성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은 그 모임에서 눈에 확 띄는 여성이 하나 있었다.

    단단한 몸집, 큰 키, 매없이 시원하게 내놓은 팔뚝에 큼지막한 문신이 새겨져 있는 흑인 여성.  

    근육/문신녀였다!

    나는  겉잡을 수 없는 딴생각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뭐하는 사람일까? 하나님 믿는 사람인가? 이 교회 교인? 아니면 방문객? 남자친구랑 같이 온 건가? 아까 문신한 남성 하나 있던데....몸매 끝내준다. 운동하나봐. 흠...)

    그녀는 '거룩한'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 좀...탁했다.

    원래 나도 약간 탁한 사람이니  (이런 딴생각에 빠져 있는것만 봐도 그렇다)  남의 거룩함의 함량을 논할 처지가 아니다.

    나는 그저 교회에서 보기 힘든 스타일의 그녀가 좋았다. 


    조용히 성경 공부를 참관했다.

    원래 단 둘이 있을 때는 신나서 떠들지만  세 명 이상이 모이면 좀 조용해지기 시작, 5 명 부터는 아주 많이 조용해지는 경향이 있기에

    처음 보는 사람 8 명이 모인 장소에서 내가 입을 열 이유가 없었다.

    (음.. 게다가 배가 무지 고팠다.-.-)


    그래서 조용히, 표면적 경건성을 유지하면서 

    어서  이 홀리한 성경공부가 끝나 밥을 먹게 되길 기다렸다.-.-


    나의 주둥아리는 조신히 채워져, 잠깐씩 예스, 아멘할 때 열리고, 가끔 미소를 지을 때 벌어지는 거 말고는

    아주 조용했다.  복받을진저, 나의 주둥아리~~



    갑자기 '문신녀'가 담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자기가 담배를 핀단다.


    약간 지루한 성경공부 시간을 나의 홀리함으로 극복하던 중이었기에

    나는 그녀의 파격적 발언을 듣는 순간, 마치 침 한 방을 맞은 듯, 갑가기 생기가 확 돌았다.


    나는 표면적 온화함과 경건함을 유지한 상태에서 잽싸게 딴생각했다.
     
    (맞아, 맞아. 그럴 거 같았어. 그래도 이해해.)


    나는 에수쟁이 그룹에서 가장 흔한 시나리오에 의거해, 그 문신녀가 담배를 끊으려고 고민하는 중,

    우리에게 끊어보려고 노력하니 기도로 도와달라고 할 줄 알았다.

    그 시나리오에 걸맞게 나는 그녀를 격려해줄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서 밥 먹으면 좋지 않겠나.



    그런데 흑, 그녀는 예수쟁이 고백 용서 화해 스타일 시나리오는 안중에 없이 애드립을 했다.


    "담배 피우면 안 될 게 뭐가 있어? 성경에서도 담배 피지 말라는 이야기는 없어.

    난 기독교인들이 담배갖고 왈가왈부하는 거 질색이야. 뭐든지 균형의 문제야. 균형의 문제라고.

    너무 많이만 안 피우면 되는 거지. 난 기독교인들이 술 못 마시게하고 담배 못 피우게 하는 거 이해가지 않아." 


    다들 그녀의 애드립에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조용. 

    침 잘못 맞으면 마비 될 수 있다더니 바로 그랬다.



    나도 잠시 딴생각을 멈추고 집중했다.


    이게 지금 뭐하는 상황임?



    문신녀는 나랑 좀 비슷한 여성이었다.

    남이 암말 안 하는데 자기 말에 서서히 흥분되어 격앙되는 스타일,

    게다가 흥분한 뒤에는 자체 도돌이표가 작동, 한 얘기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더라.

    "담배 피우면 안될 게 뭐야........담배도 마찬가지....교회가 그러면 어떻게? 성경에 없는 소리...너무 싫어......"



    나는 그 때까지는 내 주둥아리를 곱게 잡고 있었다.

    교회 경험 몇 년이냐, 그저 입 닥치고 있는 게 덕이 되는 거 너무 잘 알기에.


    그런데 갑자기 내 옆에 앉은 그룹 리더인 성모마리아 파 임산부의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리더로서 이 대화를 어떻게 이어갈까 몰라 당황하는 그 표정. 

    나랑 근육녀야 니코틴도 먹어보고, 이렇게 저렇게 세상 탁한 물 맛도 보고 했지만

    그런 탁한 세계와는 관계 없는 듯한, 마치 유치원에서 예수 영접한 뒤 그 신앙을 30 대까지 그대로 지켜온 듯한

    저 순수한 임산부...  (엣날에는 내가 참 싫어했지만 이제는 가끔씩 쬐끔 부럽기도 한 순수 신앙 스타일 여성!)

     

    이 대화를 잘 마무리짓게끔 도와주고 싶었다.

    이 담배 건을 잘 마무리 짓고 우리 모두 다 함께

    '할렐루야 프레이즈더 로오드~~' 하고

    다같이 어깨동무하고  밥 먹으러 가야하지 않겠나.


    그래 점잖게 입을 열었다.

    "아...글쎄 그렇긴 해. 누가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은 아니지. 개인의 선택이니까.  

    근데 기독교에서 하지 말라, 해라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담배를 안 피우는 게 더 낫지.

    굳이 건강에 안 좋은데 필 필요는 없으니까..."



    아뿔싸.

    문신녀는 뭔가 몸이 근질근질했던 듯, 내 말이 채 끝나기 전에 가로채 말했다.

    "개인의 선택인데 교회에서 참견 많이 하잖아. 질색이야. 질색. 성경 어디에 담배 피지 말라는 말이 나와? 왜 죄악시 하는 거야?"

    아, 압도적 연설, 압도적 근육, 그냥 쪼그라들고 싶은 이 마음.

    이런 상황이 참 힘들다.

    입을 열어도 문제, 안 열어도 문제인 상황.



    그러나 그 때 내 뇌리에 울려 용기를 준 노래가 있었으니 그것은 찬송가 35 장,  "예수가 함께 계시니 시험이 오나 겁없네" 가 아니라...

    그 옛날 '바니걸스' 언니들이 불렀던   "그냥 갈 순 없잖아~~하던 말이 남았는데~~" 였다.


    나는 다시 문신녀와 대화를 시도했다.


    "물론 교회에서 참견하고 하는 건 안 좋지. 그러나 교회 참견 여부를 떠나 성도 개개인이 옳지 않은 것은 안 하는 판단력이 있다면 더

    좋지 않겠어?"

    (하악...나야말로 교회가 너무 간섭하는 거 싫은데, 내가 어쩌다가...)


    문신녀의 눈이 빛났다.

    너 잘 만났다 하는 거 같은 그녀의 시선에

    허억, 나으 연두부 뱃살이 두려움으로 철렁였다.-.-



    "교회가 참견할 이유가 없다니까. 성경에서 암말 안 하는 걸 왜 교회가 참견을 해? "

    날카로운 그녀의 공격에 나는 알았다. 그녀는 화가 난 것이다.

    진짜 싸우려고 하는 거 같았다.

    내가 괜히 말을 걸어서 이야기가 번진 거 같았다.  그녀는 계속 자기 생각을 피력했다.

    "뭐든 정도의 문제라니까. 물이  몸에 좋지만 많이 먹으면 죽어. 그거랑 마찬가지야. 담배도 알아서 피우면 몸에 해가  없어.

    많이 피우는 게 문제이지. 근데 그걸 교회는 왜 죄악시하는 거야? 성경에서는 아무 말 안하는데..."


    싸우고 싶어하는 거 같은 그녀의 말, 나는 잠깐 난감했다.

    그 때 성령님이 나의 마음을 지배했다면 나는 여유있게 그녀를 받아들이고 이야기했을 것이련만

    문신녀의 말이 나는 동글동글 연기 도너츠를 만들어 면전에 하나 둘 뿜어내는 공격적 행위로 느껴졌다.  

    갑자기 주둥아리가 열려버렸다.


    "아이, 그런 말은 좀 너무했다. 어떻게 물이랑 담배를 비교해.
     
    나도 담배 오래 피웠는데, 그래서 담배 피우는 사람을 죄악시 하는 사람들에 의해 피해도 좀 보고 그랬거든.

    그래서 당신이 그런 사람들 싫어하는 것, 동감해.

    그러나 성경에 담배 이야기가 없다는 이유로 담배를 펴도 좋다는 말도 좀...."

    발동이 걸린 뒤에  성경이 율법책이냐, 유대인들이 수 백개의 율법을 정해놓고 철저히 따지는 것처럼 성경을 볼 필요는 없지  않은가?

    성경에서 언급하지 않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것들은 해도 좋다, 안 해도 좋다 어떻게 정할 거냐? 결국은 개인이 말씀에 의해

    정직하게 반응해야하는 것이다. 교회나 사회의 압력을 떠나서...


    그 싯점에서 내가 잠깐 예를 생각하고 있는데 어려서부터 독립심이 강한 나의 주둥아리가 열려 버렸다.


    "한 예로, 구강 성교를 보자고.  성경에 구강 성교에 대해 이야기한 거 봤어?

    항문 성교에 대해서는 확실히 이야기하지만 구강 성교 이야기는 없거든. 없어."


    나는 잠시 나의 귀를 의심했다.  내 주둥아리, 지금 뭐라한 거여?

    구강성교, 항문 성교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 맞아?



    놀란 귀에는 아랑곳없이, 바로 귀에서 10 센티 아래 떨어져있는 주둥아리는 거침없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성경에 구강 성교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하지?  언급 안 되어 있으니까 해도 된다? 언급 안 되어 있으니까 하면 안 된다?

    어떤 사람들은 구강 성교가 언급이 안 되어 있다고 해서 해도 된다고 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성경에 언급이 안 되어 있지만 

    그것은 인간의 본성에 적합한 행동이 아니라는 이유로 하면 안된다고도 할 수 있어. 한 예로, 버지니아에서는 아직도 구강 성교가

    범법 행위야. 구강 성교가 죄라고 죄. 결국은 해석의 문제인 거 같아. 내 말은 구강 성교를 해도 되냐 마냐가 아니라 하냐 마냐의

    문제는 성경과 신앙심에 의거한 개인의 양심적인 선택이라는 것. 언급이 없다는 게 해도 좋다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 안된다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하...이 막 되어먹은 주둥아리,

    왜 이런 상황에서 방언의 은사를 받기라도 한 듯이 말이 줄줄 나온다니..


    나의 방언이 끝났다. 주둥아리를 비틀어 막기에는 이미.....내 말의 독침처럼 여러 사람들을 공격했다.


    민망했다. 미안했다.


    정작 내가 도와주려고 했던 홀리 홀리 임산부에게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이렇게 태교 망쳐도 되는 거야?



    주일 오후, 예배후 성도간의 교제를 통해 일주일을 준비하려고 모인 자매들에게도 너무 미안했다.


    "아...내가 왜 이러지? 미안하게...이런 소리를 해서...내가 왜..참..."


    나를 그 교회로 인도했다가 구강성교 담론 바가지를 뒤집어쓴 혜진이는 역시 천사표였다.

    방긋 웃으면서 날개를, -아니, 손을 휘휘 저었다.

    "아니, 유익했어요. 여러가지 생각할 게 많은 주제인 거 같아."


    문신/근육녀도 만족한 미소를 띠고 말했다.

    "아, 나는 너무 좋아. 이런 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게. 좀 더 이렇게 다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어.

    근데 진짜야? 버지니아에서는 구강성교가 불법이야?"


    나는 홀리 임산부의 눈치가 보였다.

    잡생각에 강한 나의 소견으로 절대로 구강성교를 안 할 거 같은 그 홀리 임산부는 망가져도 한참 망가진 이 모임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그러나 그녀는 외모처럼 역시 홀리한 여성이었다.

    "정말...우리들이 참 모르는 일들도 너무 많고....사람마다 서로 다른 생각들을 갖고 사는 거 같아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개인적 선택들을 하는 거, 서로 이해해주고 기도해주는 게 좋다 생각해요."



    아, 정말, 감사했다. 역시 홀리한 여성이었다.


    영적 내공이 강한 분들은 근육녀나 주둥아리녀 (moi)와 같은 사람들의 모난 견해도 포근히 감싸주고

    함부로 정죄하지 않고, 섵불리 뛰어들어 말을 놀리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진짜로,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나는 돌아오는 내내 반성했다.

    그런데 에릭은 '잠깐 멈추고 생각해야지,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해야지' 하고 깊이 반성하는 나를 보며

    은근히 좋아하는 거 같았다.  

    조언이라고 하는 게,

    "그래도 당신 많이 변했어. 옛날보다는 훨씬 참을성 많아졌어."

    한다.


    그게 무슨 소리인지 더 캐고 싶었지만 그렇다간 또 주둥아리가 방언 은사를 받을 거 같아서

    관뒀다.




    결백한 주둥아리와 성 이야기



    (나 좀 봐라. 영양가 하나 없는 글, 핑크색으로 하일라잇 부제 달아가며 쓰고 있다.

    이건 효도성 글도 아닌데...그냥 웃으시라요)



    여러 해가 흘렀고, 그 중간에 나는 주둥아리 관리가 안 되어 가끔 고생했으나 점점 나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가끔은 예기치 않은 사건이 벌어지곤 한다.



    며칠 전에 있었던 일도 그러했다. 나의 주둥아리는 결백했으나...흑....


    친구 7 명과 모여하는 경건한 바이블 스터디를 끝내고 기도 제목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다.

    일주일 내내 서로를 위해 기도를 해주기 위해 우리는 기도 제목을 좀 상세하게 나눈다.

    제니퍼의 순서였다. 팔이 너무 아프단다. 1 년 내내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는데 차도가 없고, 통증이 심해진단다.

    (실제로 1 년 내내 팔통증이 그녀의 기도 제목이었다.)


    나는 속으로 침 한번 맞아보면 좋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제니퍼는 과학적으로 따지는 스타일이라 동양 의학이나 침은 신뢰하지 않을 거 같았다.

    옛날에 한의사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차갑게 반응한 적 있었고,

    나도 침을 맞아본 적이 없어서 아무 말도 안 했다.

    (나의 주둥아리는 이제 함부로 열리지 않는다.)




    여하간 제니퍼가 자기가 최근에 새로운 정보를 얻었는데, 같으 증상으로 10 년간 고생한 동료가 최근 완치되었단다.  

    우리 모두, "와, 좋은 소식이네  술렁 술렁.

    나의 주둥아리도 이런 때는 조심스레 열려 '그레이트' '굿'에 참여했다.


    그러나 제니퍼가 한숨 폭 쉬었다.  문제가 있단다.

    그 동료는 침을 맞고 나았단다.


    (그게 왜 문제?)

    이 때도 나의 주둥아리는 기특하게 닫혀 있었다.


    문제는...제니퍼는 주사바늘을 무서워한단다.

    (아....그러면 침이 무섭겠지.)

    여전히 안 열리는 나의 기특한 주둥아리.


    허나, 나는 내심 제니퍼가  1 년간 고생하는 통증을 침 한방으로 날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걸 못하겠다니 안타까왔다.

    어서 공포를 극복해 1 년동안 끌어오고 있던 통증을 날려버려야하지 않겠나 싶었다.  

    그래서 물었다.


    "제니퍼, 주사 바늘이 무서워?"
     
    "응. 너무 무서워. 기절할 거 같아."


    나는 제니퍼가 불필요한 공포에 떨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엄마 직업병, 아기들이 바늘 두려워할 때 무서워하지 말라고 말 하듯이,

    그러나 제니퍼는 어른이니까 어린애 용어를 쓸 수 없고,  어른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제니퍼, 너 섹스를 해 봤잖아? 근데 바늘이 무서워?"



    그 순간 잠시 찬물 끼얹은 듯한 침묵.



    '아, 이 친구들이 나의 말을 이해 못하는구나' 싶었다.


    나는 내 똑/똑/한 생각을 잘 전달하기 위해 또박또박, 성실하게, 진심을 담아 설명했다.


    "주사나 섹스나 같은 게 일종의 몸에 대한 침해 행위 아닌가? 

    사실, 바늘이 살을 뚫는 거랑 섹스의 '관통'이랑 따지고 보면 섹스가 더 충격이 큰 거겠지?

    그러나 섹스, 좋잖아. 그런데 주사랑 섹스랑 비교해보면 섹스에 비해 주사는 얼마나 간단해? 잠깐 따금하곤 말잖아.

    긴 섹스도 한 사람이 까짓 주사 못 맞을 게 있나? 그러니까 침도 한번 맞아보아도---."


    내 말이 끝나기 전에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 입을 다물었다.


    친구들 표정이 묘했다.

    마치..손님 자리에 앉아 귀하게 차려준 음식을 입에 넣는데 그게 뱀요리라는 것을 알고 삼키지도 못해,

    뱉지도 못해 어쩔 줄 몰라하는 그런 표정이었다.


    갑자기 내 옆에 앉은 린다가 갑자기 고꾸라졌다.

    총에 맞은 듯.

    린다가 소파에 얼굴을 묻고 끼익끼익한다.



    아니, 왜? 하는데 이번엔 스테이시가 뒤로 벌렁 자빠진다.

    천장 보고 입을 막고 끼익끼익...



    밪은 편에 앉아 조금 전까지 딸 문제로 눈물의 기도 제목을 내놓았던 트레이시도

    가슴에 총상을 입은 듯, 가슴을 부여잡고 헉헉...



    가장 침착하고 고상한 퍌등신 미인 켈리는....

    무차별 총격에 쓰러진 친구들의 광경에 놀란 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 친구들, 서로 서로 무너진 모습을 확인하더니만

    동시에 우하하하하하~! 프짜짜 웃음을 터뜨린다.

    안 멈추는 그 웃음.



    나는 진짜 놀랐다.

    왜? 뭐가 웃긴데?  

    나의 주둥아리는 진지했는데....?



    "신주, 어떻게...섹스..우하하하...그 얘기를 할 수..."


    엉? 그게 섹스 이야기에 속하는 거야?

    나야말로 총격과 같은 충격을 받았다.



    '신주, 이제부터는 주사바늘 볼 때마다 딴 생각할 거 같아. 다 너 책임이야!" 하고 귀여운 타박을 한다.

    (나중에 나더러 오늘 너무 웃겼다고 이멜까지들 보내주심.-.-)



    그 날, 성경 공부 끝나고 나서

    우리는 정말 깊은 이야기를 다 터놓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 하면서

    서로서로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나도 정말 이 그룹을 좋아하고, 그 안에서 별별 이야기 다 나눴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라면 쉽게 쓰는 표현,

    "벌거벗은 거 같은 기분, 그러나 마음이 편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 순간, 내 옆에 앉은 린다가 'naked' 란 말에 화들짝 놀라더니

    뭐가 웃긴지 몸을 옆의 친구에게 날리면서 팔을 휘저으면서 웃었다.


    불행히도 린다의 팔이

    아까 팔이 아프다고 기도 제목을 내놓은  제니퍼의 팔을 강타했다.

    제니퍼는 '아악!' 비명과 함게 안수기도 잘못 받은 성도처럼 옆으로 쓰러졌다.


    아수라장.

    제니퍼, 왠일이야? 왠일이야?


    하이고...

    그게 또 나의 주둥아리 탓이 되었다.

    신주가 '네이키드'라고 해서 그게 너무 웃겨서 그랬단다.

    또 박장대소.



    나는 정말 억울했다.

    '벌거벗은'이라는 단어가 그리 입에 못 올릴 말이야?



    그래서 이 친구들은 내가 성교육 미니 강좌 열고 가르쳐줄 때 자지러졌던 것이구나.

    그래서 내가 우리 엄마 와 계실 때 팔과 다리, 발을 만지고 안마했다는 말에 깜짝 놀랐구나.

    생판 남에게 가서 돈 주고 몸 마사지를 받는 것은 정상인 이 친구들은

    내가 엄마 몸을 주므르고, 나랑 딸아이랑 같이 히히 거리면서 목욕하고 하는 게 신기한, 파격적인 이야기이겠구나.


    이 친구들이 아이들과 대화로 성교육하는 게 힘들다고 했던 게 처음으로 완전히 이해가 갔다.

    동시에 나의 '열린 주둥아리 성교육'을 '미국사람'인 나의 아이들에게 좀 더 큰 문맥에서---성에 관해 노골적인 토론을 억제하는

    미국 문화--논할 필요도 느끼게 되었다. 


    아앗, 일상 복귀할 시간!

    그 잘난 주둥아리, 먹여줘야할 시간이닷^^


    즐거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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