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가족 나들이
    카테고리 없음 2023. 8. 31. 02:12

     
    샌디에고에 사는 친구이자 아우 C 부부가 멀리 이사를 간다.

    작별 인사를 나누기 위해 지난번에 엄마를 모시고 갔던 산후안 카피스트라노 시에서 만나 점심을 먹고 산책을 했다.


    친구와 나는 20 년 전 인터넷의 한 포럼에서 만난 사이.
    이제까지 만난 횟수는 다 합쳐서 10번이 될까?
    그런데 자매애는 강력하다. 한 식구같다. 친구는 나의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고, 내가 엄마 껴안듯이 엄마를 꽉 껴안고, 엄마 팔을 자연스럽게 잡고 걷는다.
    영어로 솰라솰라 이야기를 할 때도 남편을 ’에릭’이라고 부르지 않고 또렷한 한국어로 ‘형부‘라고 부른다.^^

    봄메 여사는 평소 낮에는 휴식을 취하시는데, 딸과 같은 C 와의 만님을 위해 나들이를 함께 해주셨다.


    C를 만나시겠다는 일념으로 며칠 전부터 낮 스케줄 조정하시고, 당일 날도 산책 스케줄 조정하시고, 마치 운동선수들이 큰 경기에 앞서서 몸을 만들듯이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쓰셨다. 그덕인가, 32 도의 더운 날씨에도 큰 탈이 안 나셨다.

    사진을 잘 찍는 아우가 "잠깐 여기 봐요!" 하더니 우리 가족사진을 찍어주었다. 우리에게 그닥 많지 않은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표정의 가족사진.'
     

     모르는 사람이 사진 찍어줄 때는 절/대/ 미소 짓지 않는 남편, 그러나 '처제'가 사진을 찍어주니 미소 짓고 있다. 


     
     
    그날 친구가 찍은 사진 중의 하나를 그림으로 그려보았다.

    예전에 나의 친구를 통해 조언을 해주신 미술 선생님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덧칠하지 말자, 덧칠하지 말자' 하면서 그렸다.  
    본을 뜨는데 1 시간 반, 색깔 입히는데 1 시간 반 정도 시간이 걸렸는데,  마지막 30 분 정도에 덧칠을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잠시 절망.
    그래서 거기서 멈추었다. 

    그림을 그리고 나면, 결과와 상관없이 항상 느끼는 행복을 오늘도 느꼈다.
    바로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던 얘가 지금 내 옆에 존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또한 엄마, 남편, 동생 부부와 함께 했던 짧지만 아주 아름다웠던 몇 시간의 나들이의 기억이 선으로, 색깔로, (그리고 덧칠로ㅠ ) 영원히 남게 되어서 뿌듯하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