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병원 가는 날~~~
    카테고리 없음 2023. 2. 24. 01:36

     
    오늘은 엄마와 병원 가는 날~~ 아침 7 시 현재, 엄마는 지금 트레드밀에서 아침 운동을 하고 계시다.  나도 아침 운동을 마쳤고 조금 있다가 엄마도 나도 샤워하고, 꽃단장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병원에 가려고 한다.
     
    어머니가 다니는 병원은 생전의 아버지가 다니셨던 곳,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정기검진, 백신 접종을 위해서 꽤 자주 드나들었던 병원이다.

    품에 안은 젖먹이 아기가 주사를 맞고 자지러지게 울 때 안절부절못했던 초보 엄마였던 나는 몇 년 뒤에는 고만고만한 두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와서 번갈아가면서 접종을 할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병원의 고통을 감지하고 생떼를 부리거나, 아이들이 듀엣으로 울어댈 때 진땀을흘렸던 곳... 

    예측할 수 없는 대기 시간, 대기실에는 장난감이나 놀이터가 없었다. 그대신 천장에 달린 기찻길과 쉴새없이 돌고 도는 기차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고, 나는 과장된 흥분으로 '기차다! 오, 기차네!' 하면서 아이들이 곧 닥칠 고통의 운명을 감지하지 못하게 하려고 애썼다. 의사를 만나기 전, 그리고 만나고 나온 뒤, 돌고 도는 기차는 아이들의 마음을 진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 병원, 그 기차, 그렇게 특별한 추억이 서린 곳이다.

    2015 년, 아버지를 모시고 처음 이 병원에 들어서면서 속으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주 왔었는데...'라고 혼자 생각을 했던 나는 2 층 대기실에서 기차를 보는 순간 세월의 흐름을 체감하면서 마음이 먹먹해졌다. 아이들은 떠나고 이제 아버지를 모시고 오게 되었구나...


    모든 사물에 어린이와 같은 마음으로 반응하시는 아버지는 천장의 기차를 올려다보면서 신기해하시며 미소 지으셨다. 그리고 3 년간 그 병원을 다니는 동안, 아버지는 기차를 볼 때마다 어렸을 때 룰루와 랄라처럼, 매번 새롭게 매료되셨다. 돌아가시기 한 달 전까지... 나는 그런 아버지의 순수함을 사랑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신 뒤, 엄마와 나는 병원에 가서 기차를 볼 때마다 아버지를 추억한다. 그리고 25 년 전의 아이들과의 기억을 떠올린다.

    사랑하는 이들의 추억을 실은 기차는 여전히 씩씩하게 돌아가고 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