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말씀하셨다.


"펠릭스가 새랑 놀고 있네!"

(Felix is playing with a bird)


나는

"어머머머~ 그래요?"

신나서 사진기를 챙겨서 펠릭스가 놀고 있는 앞마당으로 나갔다.


아악!

난 기겁했다.


펠릭스가 새랑 놀고 있긴 했다.

근데 그 새가 죽은 새였다.

손 한 줌에 폭 안길 크기의 그 예쁜 새를

펠릭스가 죽인 거였다.

어머니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분명 펠릭스는 자기가 죽인 새, 킁킁거리면서 냄새맞고, 혀로 핥고

발로 이리저리 굴리며

'놀고' 있었으니...


난 '논다'는 말에 완전 다른 상상을 했다..

 푸르른 잔디에서

펠릭스는 장난으로 새를 할키는 척하고, 새는 살랑살랑 날면서 펠릭스를 놀리는 척하고

그렇게 즐겁게 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자와 양이 같이 논다'고 묘사된 천국에서처럼....


고양이가 뭔가 잡아오는 게 엄마/아빠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 참,...정말....나더러 어쩌라구!!

누가 그런 선물을 원하냐구!!


 가끔 펠릭스는 선물을 들고 온다.

도마뱀, 새, 심지어 아기 토끼..

동물이 살아 있는 기미가 있으면 나는 비명을 지르면서 펠릭스를 발로 차는 시늉을 해 동물을 살려주려하고

(그래서 날아간 새가 두 마리 있다)

이미 생명을 잃은 듯하면 (나는 비명을 지르고 곡을 하면서) 도망간다.


도망가면서 펠릭스를 쳐다았는데

표정이 아주 묘했다.

"엄마....내가 선물을 들고 왔는데 엄마는 왜그래?"

하는 섭섭한, 상처받은 표정이다.

아무리 잘해도 만족하지 않는 엄마...?

올 에이의 성적을 받아왔는데도 피아노 경시대회에서 2 등을 했다고 야단치는 엄마를 둔 아이의 표정같은...


앗,

혹  펠릭스는 엄마가 자기가 더 큰 새를 잡아오길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그럴 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펠릭스는 욕심많은 엄마를 만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더 큰 새, 더 큰 도마뱀을 찾아 동네를 헤매고 있는지도 모른다.


딜레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