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란 무엇일까?

나에겐  '미침 방지용 행위'다.


미치지 않기 위해서 글쓰는 것이다.

둥글둥글하니 마음 좋아보이는 예수쟁이 팜펨 아줌마가 미친다고?

그렇다.

옛날 학생 시절부터 글을 못쓰거나 안쓰면  미칠 것같아 괴로웠다.

글이라고 대단한 게 아니라 그냥 잡다한 생각들을 끄적이는 건데 그거 제때 제때 못하면 미치는 거다.


미침의 초기 증상은? 

울음이다.

엄청 운다.

증상이 가벼우면 그냥 30 분 정도 울고 좀 심할 때는 한 시간 넘어 운다.

침대를 구르면서 이불 쥐어 짜면서 곡을 하면서 운다.

그렇게 울음 발작이 지나고 나서

헤~~ 시원하다~~ 하고 나와서 정상적인 생활을 한다. 


블로그를 업데이트를 자주 안 해도 나는 내내 혼자만의 글을 써왔었다.

그런데 몇 달 전 부터 글을 쓰기에는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서 글을 안썼다.

억지로라도 좀 글을 썼어야하는데...

너무 피곤해서 운동을 못하겠다 게으름 피우고 싶을 때  억지로라도 운동을 하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지듯이

글을 써서 생각을 좀 뱉어냈으면 마음이 편한데, 그걸 안해서 

나는 마음 밭이 쑥과 잡초가 무성한 쑥대밭이 되어 버려 울음 발작이 잦아졌다.


울음 발작이 잦아지니까

에릭은 내가 아버지 수발드는 삶이 너무 고달파서 우는 줄 알고 걱정을 했다.

아! 그게 아닌데..

20 년 넘게 살아도 자기 부인을 몰라요....ㅠ


에릭에게 내 증상을 설명을 하다가 깨달았다.


내가 글을 쓰기 어려운 원인 중의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 책상이 없다는 사실.

책상 대신 '움직이는 컴퓨터'--랩탑을 들고 이리저리 전전하며 글을 썼다.

문제는 바쁜 일상 중 간신히 30 분 나의 시간이 주어질 때 식탁, 거실, 침대를 전전하면서 글을 쓰다가 

랩탑을 닫으면 마치 생각의 고리를 끊어버린 듯이 다시 글을 쓸 수가 없었다.


아이러니는 내가 책상을 너무도 사랑하고, 내가 현재 책상이 없을 이유가 없다는 사실이다.

예전에 방 두 개의 기숙사에 살 때 아이들방, 안방, 작은 거실, 어디에도 책상을 둘 곳이 없었을 때 나는 평방 1 미터의 작은 창고에다가 

내 책상을 만들어 넣고, 신발 더미와 청소도구 옆에서 글을 썼다. (책 한 권을 냈다)

그 후 방 세 개의 집으로 이사가서 조그만 안방 침실에 퀸 사이즈 침대 옆에 큰 책상을 두고 글을 썼다.

내가 읽는 책들 여러 권이 펼쳐지고, 노트를 끄적이고, 그림도 그리고....나에게 큰 행복을 주었던 책상..

아이들이 어리고 요구되는 일들이 많아서 어떨 때는 미니밴 속으로 도피해 차 창문을 이불로 가리고 글을 쓰기도 했었지만

대부분 나는 나의 책상에서 글을 썼다. (책 한 권 냈다)


지금의 집으로 이사 오면서 방이 네 개이니 이제 책상 옆에 내가 좋아하는 책들의 책꽂이를 둘 수 있는 호사를 누릴 거라 들떠했다.

그런데 우리 가족에게 여러 일들이 생겼고 

나는 자연스레 시간과 나만의 공간을 포기하게 되었다


최근에 울음 발작이 심해지면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글쓰기라는 심리치료를 너무 등한히 했구나.

나에겐 나만의 시간 만큼이나 나만의 공간이 중요하구나.

미치지 않기 위해 글 쓸 공간을 나 스스로에게 마련해줘야하겠구나.

열어놓은 책을 덮지 않아도 되는, 열어 놓은 스크린을 닫지 않아도 되는, 언제든지 돌아와 글을 끄적일 수 있는 책상을 마련해야하겠구나.


그래서 오늘 랄라가 쓰던 빈 방, 랄라의 책상에 컴퓨터를 들였다.

램프를 새로 샀다.

나에게 맞는 의자를 갖다 놓았다.

근 4 년 만에 내 책상, 처음이다.


야호~

야~~

호레이~

좋아 미치겠다.

좋아 미치겠다.

아니, 좋아서 미쳐가고 있다!


이래도 저래도 미친다니, 

팜펨, 어쩌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