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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의 몸은 나의 놀이터
    모성- doodle 2017. 10. 26. 00:25


    어렸을 때 엄마의 몸은 나의 놀이터였다.

    나는 엄마의 젖을 밀가루 반죽인양 주물럭거리면서 빵을 만들고, 수제비를 만들었고,

    엄마의 머리를 빗고 따고 묶으면서 미용실 놀이를 했으며

    종이를 접어 자동차라하며 엄마의 팔과 발에서 윙윙 자동차놀이를 했다.


    이후에 내가 엄마가 되어 나의 아이들이 내 몸을 올라타고 머리를 잡아당기며 장난을 할 때

    나는 깨달았다.


    그 옛날 나의 놀이터였던 엄마가 사실은 너무 피곤해서 누워있었던 것이고

    철없는 내가 올라타고 주무르고 한 것이었다는 것을.


    세월은 훌쩍 지나 나는 환갑이 가까워졌고,

    엄마는 팔십대 중반.

    엄마의 몸은 다시금 나의 놀이터가 되었다.


    목욕 한 뒤에는 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려드리고

    목, 등, 허리, 다리를 골고루 안마하며

    이것 꼭 깔고 앉으세요, 이 벼게를 무릎 밑에 두고 누우세요--

    돌아누워보세요~


    더 이상 몽실몽실, 탄탄하지 않은 엄마의 몸,

    나의 놀이터는 이제 많이 늙었지만

    신기하게도 엄마의 몸을 터치하면서 느껴지는 행복함은 여전하다.

    추억을 돌이키면서 느껴지는 행복감도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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