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빠삐의 책, 마지막 에디팅 중~~
    스치는 생각 2012. 3. 16. 14:41

    시아버님이 책이 이제 곧 나오게 됩니다.
    6 년 전에 나온 친정 아버님 책에 뒤를 이어. 
    두 분 다 공교롭게 팔순에 책이 완성되었고
    두 분 다 못 쓰시겠다고 하셨다가 정작 쓰기 시작한 뒤에는 열심히 글을 쓰신 공통점이 있어요.

    시아버님의 경우
    자그마치 13 년 전, 랄라를 임신했을 때 우리집에 오셨던 아버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옛날 이야기가 너무도 재밌고, 다들 들어두면 좋을 이야기들이고, 
    이미 글쓰기에 사용되는 각종 테크닉을 구사하시면서 말씀하시므로 조금만 노력하시면 좋은 글이 될 거 같아서
    아버님께 글을 써보시라고 권했는데
    한 10 년간 자신이 없다, 못 쓰시겠다고 거부하셨어요.
    그러다가 3 년 전에 페미니즘 이론을 사용해서 글을 어떻게 쓰시면 되는가를 예를 들면서 설득했는데
    그 때 저의 집 책장에서 프랑스 작가 '꼴렛'의 책을 읽으시더니 '팜펨네가 말하는 게 무슨 소린지 이해가 되는 거 같다. 한번 고려해보겠다' 하셨어요.
    그 후 글을 열심히 쓰셔서 이제 완성된 거에요.
    저랑 에릭이랑 벨기에에서 출판을 도와주실 분 찾아서 한 달 내로 출판할 거에요/

    그저께 교정 다 본 원고  받아서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재밌네요.

    원고 첫부분에
    '며느리 팜펨이가 아니었으면 이 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팜페미 고맙다' 고 쓰신 구절,
    '며느리 팜펨'이란 구절에 눈길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새삼스레 '운명' '인연' 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군요.
    어쩌다가 벨기에인 남편을 만나, 그의 아버님의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다룬 원고를 검토하고 있는 제 상황이 무척 신기하게 느껴지는 거에요.

    아버님이 용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시고 그걸 마무리 지으신 게 존경스럽고 감사해요.

    (준 엄마야, 전화해줘서 고마워.
    밤에 에릭이랑 장보고 돌아왔더니 전화가 와 있더구나.
    나 잘 지내고 있어. 준이 엄마도 바쁘지만 건강히 잘 지내라. 이 일 마무리 지어진 뒤에 이멜하마)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