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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려하다가 만 외출
    스치는 생각 2011. 3. 3. 10:39
    혈압 경계경보가 울린 뒤에 철저히 음식조절하고 운동하고 있습니다만...
    이거이...참...제 맘대로 쑥 혈압을 내리고 말고 할 수 없어서 좀 낙담했었지요. 

    그런데 비타민, 매그네지움, 칼슘제 등을 복용하고,
    처절한 저염식
    그리고 10 시 30 분이면 취침.

    혈압이 안정되는 듯했어요.  

    특히 며칠간은 아주 환상적인 혈압이었어요.

    지난 주 수요일, 몸이 가뿐하니, 옛날, 애 낳기 전, 아니, 그보다 더 전 옛날 혼자 살 때의 가뿐한 몸이 된 듯했어요.
    그 다음날도 그런 기분이 유지되었어요.
    너무도 오랫만에 느껴본 깨끗한 기분.
    단 이틀이었지만. 어찌나 행복하던지. 

    목요일,
    저의 유일한 사회활동인 성경공부 하고
    차를 향해 걷는데 행복감이 치밀어올라 견딜 수 없었습니다.

    인숙이에게 점심 먹자고 전화했는데
    요즘따라 무척 바쁜 인숙이, 포섭 실패,

    그런데 그냥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고
    꽃바람, 산들바람, 치맛바람 (긴 치마 입고 있었음).... 을 즐기고 싶었어요.

    진짜..바람났는지.
    20 년 전, 혼자 정처없이 걷다가 눈에 보이는 카페에 불쑥 들어가 커피 마시고, 노트에 글 끄적이던
    그 자유롭고 행복한 20 대 말, 30 대 초 기억도 나고...

    갑자기 어떤 생각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왜 그렇게 못한단 말이야?
    지금도 할 수 있잖아? 
    화려한 외출, 하자구~~!'

     
    허나....

    이 동네에서 갈 데가 어디 있겠어요.

    스타벅스에 가고 싶지는 않고,
    샴페인 베이커리 낮에 가면 얼굴 아는 사람들이 꽤 있으니
    혼자 있는 순간 즐기기 어렵고.


    결국 들어간 곳은...





    순.두.부. 식.당.

    동네 아줌마들이 혼자 오는 일은 없는지라
    제가 혼자라고 하니까 식당 아줌마가 의아한 표정.

    (한국 분들은 표정 관리 잘 못하심.
    궁금하면 뚫어지게 쳐다보고, 옆으로 보고...)

    순두부 하얗게 해달라고 해서 한 그릇 먹었습니다.
    나름 짠 거 안먹고 반찬도 절제했지요.

    천천히 밥 먹으면서 책 읽었는데
    얼마나 행복했는지...


    그런데...그날 밤,

    혈압이 급속히 상승.
    아, 이 정도도 안 되는구나 한계를 알았습니다.
    어쩌다 한번 해본 건데...

    20대의 기분이었던 몸은
    지금 제자리에 돌아왔습니다.

    세포세포마다 온 구멍을 다 열고 '나 50 이다~' 하고 외치는 듯하오이다.-.-

    이제 또 몸에 비위 맞추면서 살아야겠습니다.


    ----------------------------------------

    남희야,

    친구들 사진 보고 기억 떠올리느라 애썼다.
    승이가 한국 간다고?
    안해ㄹ 선생은 안경과 수염이 없으니 전혀 못알아보겠어.
    박ㄷ 선생은 착한 모습 그대로이고.
    재밌는 시간이 되겠구나.
    이제 우리 나이가 차서인가
    서강 헤럴드도 페북에서 페이지 만들어 서로 연락하게 되었다지.


    경먀,
    별일 없이 잘 지내길..
    수웅이는 어떻게 지낸다니?

    은진, 몸 조심해라.
    꿈에 몇 번 나와 반갑더만 걱정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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