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야,

안녕~!

천국에 가신지 오늘로 5 년이 되었네!

오빠가 떠나시던 순간이 나에겐 너무도 생생한데, 그게 벌써 5 년 전이라니....


오빠는 축복의 기도 속에 돌아가셨어요.

난 오빠의 낯빛이 코에서부터 베이지 색이 퍼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오빠의 숨이 끊어졌음을 알았어요.



슬픔 속에서도 나는 이상한 평화를 느꼈어요.

하나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그런 평강을...



(어느날 밤, 자려 누웠는데 오빠 임종 때 내가 느껐던 것--즉, 오빠가 따뜻한 기운에 폭 싸여서 천국으로 올라가는 것 과 같았던 것-- 기분을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어. 침대 옆에 그림 도구가 없어서 화장품으로 그렸지요. 이것 이후 심리치료 차원에서 그림을 그렸음)



오빠야,


오빠 생각 많이한다.

어렸을 때부터 나랑 많은 시간 같이 해준 든든한 오빠...고마워.

내가 어려운 결정을 해야할 때 나에게 격려해준 오빠...고마워.


오빠는 나에겐 항상 아름다운 기타 선율과 같은 사람이었어.

기타에 맞춰 감미로운 노래를 참 잘 불렀지. 오빠는...

(그래서인가, 기타를 보면 오빠 생각나고,

기타 케이스는 오빠의 몸을 담았던 '관'이 떠오르는 거야.)



지금도 난 오빠 생각하면서 어려운 시간 이겨낼 때가 있어.

천국에 있는 오빠가 기뻐할 거야..라는 생각하면 기운이 난답니다.


오빠, 내가 혼수상태의 오빠한테 했던  약속, 기억나?


 '오빠, 엄마 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그땐 몰랐었는데,

오빠, 사실 그건 나 혼자 지켜낼 수 없는 약속이었어.


내가 아무리 잘하면 뭐해? 

엄마 아버지가 협력 안해주시면 안되는 일이지.


오빠가 잘 알고 있고 존경하는 엄마 아버지의 특징있지?

매사에 감사하면서 불평하지 않고, 순간순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시는 거 말야.


지금도 그러셔.

대상포진, 심장병으로 몸의 병을 얻으신 걸로 보아 분명 마음이 많이 힘드셨을텐데

그래도 열심히 성실히 감사하며 사셔.

신기할 정도임.




이건 아버지가 쓰러지기 전, 아버지가 걸으시는 모습 보면서 그린 거야.

시지프스 신화가 생각나는 그런 고통스러운 걸음걸이...

십자가를 지고 지금은 비아돌로로사라고 불리우는 고통의 길을 걸었던 예수님 생각도....



함경도 또순이인 엄마는 요즘도 눈물을 많이 흘려요..

그런데 항상 씩씩하게 일어나셔.


"내가 힘들어하면 우리 신열이가 얼마나 힘들겠어...!"


하시면서


엄마란 존재는 뭔지...세상 떠난 아들의 마음까지 챙기다니...


여하간 묵묵히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사는 엄마와 아버지 덕에 나는 지금 엄마 아버지랑 즐겁게 살 수 있는 것같아.

즉, 엄마 아버지 덕에 내가 오빠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 거지.

이래저래 감사할 일이 참 많아요~~^^


오빠, 우리 동네는 지금 꽃이 만개했어요. 

워낙 날씨가 좋은 곳이니까...


그런데 마음이 아프게 그리운 꽃들이 있답니다..

한국의 진달래..목련...벚꽃...

부모님 집 뒷산의 진달래.

아파트 화단의 목련과 벚꽃.


언젠가 아버지가 말씀하셨어.


 '벚꽃을 보면 신열이 생각이 난다.

아름답게 피고 한순간에 사라진 신열이가...' 


그래서 오빠를 생각하면 항상 벚꽃을 떠올리게 되었어.



오빠가 천국에 계시니  못보고,

미국에 사니 한국의 벚꽃도 못보는 내가 그리움을 담아 그린 그림,

기타 케이스를 떠나 훨훨 빛의 세계로 날아가는 기타...

오빠가 천국에 가신 날, 

한번 다시 봅니다.


오빠 사랑해요.